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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Oct 11. 2024

내 몸값을 올릴 수 있는 방법

연봉협상에 대하여

돈 많은 백수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돈이 많아서 맨날 세계여행만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언뜻 듣기엔 모두가 부러워할 것이다. 근데 그 삶도 사실 조금만 지나면 금세 무뎌지기 마련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늘 더 큰 자극을 찾는데, 사실 돈과 물질적인 것에 의존하지 않고 가장 크고 선한 자극이 뭐냐고 하면 이는 다름아닌 ‘성취감’이다. 본인이 한 무언가로 긍정적인 결과를 냈을 때 이 감정을 느낀다. 대기업 임원이 왜 퇴직하고 허드렛일이라도 하러 매일 아침 나가는지 아는가. 명함을 넘어 결국 내가 하는 ‘일’이라는게 있어야 성취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을 넘어 이 사회에 본인이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있다는 걸 느낄 때 비로소 이 성취감은 완성된다. 앞서 말한 긍정적인 결과는 대개 누구나 인정하는 ‘값진 보상’일테고,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에겐 당연 이 보상은 금전적 보상 즉, 돈이다. 그래서 고고익선이라 할 수 있는 몸값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그게 진정한 재테크일 것이다.


큰 계기가 있었다. 얼마 전, 아내가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했다. 연봉협상에서 기본급의 27%가 넘게 올렸단다. 사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기준으로 이직 시, 기본급의 15%를 올리면 협상을 잘한 것이고,

10%는 평균 수준이다. 현직장에 남을까 말까를 고민하는 마지노선이라 하겠다. 보통 이직에 성공했을 때의 조건을 살펴보면, 대략 10%~15%선에서 그냥 다 이동한다고 보면 된다. 기본급이 6천만원인 직장인이 기본급을 15%정도 올렸다고 했을 때 연말에 찍히는 원천징수 금액이 성과급을 포함해 약 천만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경력자들에게는 사실상 기본급을 어떻게 협상을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협상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면서 어떻게 이런 성공적인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세가지로 나누어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사전조사다. 당연히 대기업은 대기업만의 연봉 테이블이 정해져있다. 먼저 내 몸값을 올리기 원한다면, 그 수단이 특히나 ‘이직’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 목표하는 기업 연봉테이블을 미리 조사할 필요가 있다. 가령, 예를 들어보자. 00기업의 과장정도의 직급의 연봉 평균은 7천만원이다. 본인이 과장 1년차로 이직을 염두하고 있다고 했을 때 현재 본인이 받는 금액이 5~6천만원인데 무리하게 8천만원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힘들게 1차면접, 2차면접 다 합격하고 협상에서 결렬돼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다. 본인이 현재 받는 금액이 실제로 저정도 수준보다 높다 할지라도 내가 몸담을 회사의 애초의 테이블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요구하는 것이 맞다. 근데 그 연봉이라는 게 회사에서는 임직원 간 위화감 조성이나, 기밀 유출방지 등 사내 규정상 여러가지의 이유로 이를 오픈하기를 굉장히 꺼려한다. 그래서연봉계약을 할 때 비밀서약유지서 작성을 의무적으로시킨다. 따라서 해당 직급의 정확한 연봉을 알기란 사실 쉽지 않다. 특히나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대부분의 연봉은 ‘카더라’ 즉, 거짓이라고 보면 된다. 각 기업별 연봉 테이블이 연도별로 구체적으로 공시가 되어 열람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좋으련만, 워낙 민감한 주제이기에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인’밖에 없다. 그래서 퇴사를 하든, 다른 사업을 하든 관계에서의 끝은 늘 좋게 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가 이런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좁기 때문에 타고 타고 얻는 이 정보가 사실 인터넷 백날 검색해서 얻는 정보보다 훨씬 더 값지고 정확하다.


다음은 말그대로 협상진행이다. 단 지원자의 두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지원자는 절대로 ‘을’ 이 되어서는 안된다. 당연히 을처럼 여겨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고. 회사가 갑이고, 본인이 을이다. 계약서에도 그렇게 적혀있다. 본인이 고용을 당하는 입장이고, 회사는 고용을 하는 입장이니 당사자는 협상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먼저 연봉을 제안하는 쪽도 당연히 회사다. 이 때 내가 을이라고 판단하고 (크게 제안한 연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수긍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합격해서 회사는 잘 다닐지언정, 절대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연봉을 인상할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게 두번째다. 바로 본인의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이다. 늘 매사엔 본인만의 기준과 줏대가 있어야한다. 그 Core가 없으면 나무로 치면 뿌리가 없는것이기에 바람 한번 불면 날아가버려 조직에서 본인 자체를 잃게 된다. 생각했던 마지노선이었다면 Ok.

근데 거기에 단 1원이라도 부족하다면 본인이 메일에 회신할 때 제안을 해야한다. ‘통보’가 아니라 ‘협상’을 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때 제안을 할 때에는 근거를 들어 상세한 금액까지 적어야한다. 그 금액을 왜 받아야하는지, 전직장에서 어떤 부가적인 수입이 있었고, 실제로 받았던 금액과 현재 제안해주신 내용과 얼마의 차이가 있는지. 그것이 너무 적다면 모든 환경을 바꿔가며 굳이 옮길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옮길 회사에 어필해야한다. 협상은 메일로 한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이 이토록 돈과 직결돼있다. 매우 중요하다. 메일을 회신할 때에는 짧은 감사의 인사와 함께 시작한다.

가령, 예를 들어 보겠다. 이건 실제 협상 양식이 아닌 아내의 연봉협상에서 만약 그 협상하는 주체가 나 본인이었다면 어떻게 적을지를 가정해 말해주는 것이다.


“먼저 00회사와 기회가 닿았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고,제 경험을 높게 평가해주신 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제안해주신 내용 감사히 잘 받아서 확인하였습니다. 이력서와 대면 면접때 말씀드린 것처럼, 좋은 기회를 통해 00회사의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은 현재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제안해주신 조건이 현재 저의 조건과 비교시 생각과는 조금 달라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저의 소득수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202X년 기본소득:

2. 202X년 기본소득:

3. 연봉과 별도로 매년 00원 여비 수령(출장, 식비 등)

(이하 생략)

물론 성과급과 출장비는 상황에 따라 변동하기에 고정된 연봉으로 제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점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발생하는 소득이라 개인적으로 무시하긴 쉽지 않습니다.

혹시,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재검토 가능하실지 여쭙고 싶습니다.

- 고평가자가 아닌 일반 수령시 기준 계약연봉 00원

많은 고민을 해주시고 전달 주신 내용일텐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확실한 답변이 아닌 문의를 드리는 점 송구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식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다 똑같다. 회신오는 내용에 맞춰 도떼기 시장마냥 경매를 하듯이 중간지점을찾거나, 서로 유선상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그렇게 협상을 진행한다.


마지막 단계는 가서 본인의 퍼포먼스, 혹은 과거와 다른 본인이 변화된 모습을 스스로 보여주면서 그걸 타인이 자연스레 알아가게끔 만들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그 변화를, 성장을 ‘인지’하고 있느냐에 있다.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하나도 중요치않다. 그게 좋다면 거만해지고, 안 좋다면 불안만 증폭될 뿐. 그대로 눈에 보이는 걸 믿고 바라보게 놔두면 된다. 스스로를 잃어버리지 말라.

이 세가지 선택과 타협, 변화가 이직을 하는데 있어서전체 프로세스다. 하지만 단지 연봉 협상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이상적 단계도 나는 이와 같다고 본다.


먼저 선택. 매사에 오늘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일상적인 선택’이든,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선택’이든 결국 선택은 왜 하는 걸까. 결국 종착지는 행복하자고 하는 것이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서 일하면서 돈벌고, 가족과 애인이랑 시간보내는 워라벨 챙기고. 선택한것에 대한 기회비용은 뭔가. 난 어떤 가치를 포기했나? 그 가치와 상반되는 더 소중한걸 매 순간우리는 선택해왔고, 그 선택의 결과가 오늘의 내 모습인 것이다. 그 누구도 탓할 것 없다.


두번째는 타협이다. 회사와 핑퐁하면서 연봉의 중간지점을 찾아 협상에 성공한 내 아내처럼(진짜 대기업도 협상을 이런 식으로 한다) 인생은 어느정도 타협이 필요하다. 객관화된 시선으로 무리한 접근으로 손해보지않고, 현재 본인의 위치에서 하고 싶은 게 아닌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는 것. 그게 아집을 멀리할 어른의 타협이다.

이 두가지가 결국 지켜지면 개개인이 둘러싼 환경은 조금씩 변화한다. 단순히 일상의 권태를 해소하는 공간의 변화(여행 등)가 아니라, 이 변화는 내 삶을 바꾸는 결혼 및 출산 그리고 새로운 사업의 시작 등 의미있는 성장을 말한다. 인생이란 굴레 속에서 이 세가지가복합적으로 맞아떨어질 때 우리 인생은 바르게 흘러갈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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