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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Nov 11. 2024

돈과 관계 다 망치는 이유

펀더멘탈에 답이 있다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걸 꼽으라면 뭐가 있을까. 대다수가 생계를 꾸려나갈 돈과 주위의 인간관계를 얘기한다. 이 두 가지에 내가 느낀 걸 얘기해보려 한다.

이제야 알 것 같다. 30대가 지나고 나서야 이걸 단 하나의 의심 없이 깨닫게 된 게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는 복합적인 상념이 오간다.

SNS의 수많은 자랑거리는 내게 허상이었음을. 주변의술자리, 친구와 커피 한잔의 근황들은 아무런 의미 없는 신기루였음을. 이들의 자랑 섞인 근황은 결국 내 삶을 어떻게도 바꾸지 못한다. 이젠 자극도, 동기부여도 없다. 이 관계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의 의심만 증폭시킬 뿐.

자조 섞인 웃음으로 이 자본주의에 부적응한 주변인이라 스스로 무마해 봐도 매번 고쳐먹은 생각은 같다. 의미 없는 관계에 집중할 게 아니라, 결국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가진 철학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 철학은 여태껏 무조건 맞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편하지 않은 사람들과 백만 원짜리 고량주를 마신 적이 있다. 카메라 어플을 켜 사진을 찍고 한잔 한잔 음미하면서 목구멍에 술을 넘긴다. 남들에겐 허세로 비칠까 봐 인스타그램엔 또 안 올린다. 그러면서 친한 친구에겐 카톡을 보내 자랑을 한다. 마치 성공한 사람 같다.그리고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며 다시 생각한다. 이 백만 원짜리 고량주도 결국 숙취로 귀결되는 허상일 뿐. 그 시간에 와이프랑 이 천 원짜리 맥주 한잔 함께하며 고민 나누고 건설적인 얘기 나누는 게 더 좋다.


14시간 남짓 걸리는 나라에 비즈니스석으로 간 적이 있다. 실제 겪은 일이다. 아시아나 승무원이 어려 보이는데 무슨 일을 하냐 내게 묻는다. 아, 차를 살 때도 승차감보다 하차감이 중요하다 했던가. 이렇게 누군가 인정을 해주니 마치 이 월급쟁이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아 어깨가 으쓱거린다. 근데 이젠 안다. 이코노미석 어깨를 좁혀 낑낑대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여행이 평생 자산이란 걸.


돈도 똑같다. 변하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 당선과 윤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요동치는 환율 등 국내외 정세가 시끄럽다. 비트코인, 주식 등 자산의 무빙도 변동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모두가 부동산이니 직장이니 인맥이니 주식이니 돈과 밀접한 부분들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요점만 바라보자면 이 모든 건 결국 다 바뀐다. 펀더멘탈이 갖춰져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투자든, 자산증식이든, 경제적 자유든 절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가변성을 띄는 것에 목숨 걸었던 시간은 결국 내 사랑하는 사람과 더 시간을 못 보냈다는 개탄스러움만 자리한다.

예를 들어보자.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됐다.  그는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니 자연스레 가상자산의 시세가 오른다. 세상만사 돌아가는 시스템은 모두 사람이 만든 것이고, 결국 사람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거다. 자, 10% 올랐다 치자. 5백만 원을 넣었다. 50만 원 버는 거다. 5천만 원을 넣으면 5백만 원 번다. 5억을 넣으면 5천만 원 번다. 근데 나는 솔직히 말하겠다. 5억 못 넣는다. 내 경제적 신념에 한참 위배된다.

예를 들어 설령 그렇게 해서 5천만 원 번 누군가 있다 치자. 또 한탕이다. 이 돈은 앞서 말한 그 백만 원짜리 술처럼 금세 다시 사라진다. 쉽게 들어온 돈이기에 그건 저축이 아니라, 당연히 다시 재투자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결국 의미 있는 투자자산, 자산을 일구는 데에도 적립식으로 매월 꾸준히 발생하는 근로소득이 만드는 것이다. 늘 곁에 있는 내 소중한 사람처럼 변하지 않는 꾸준한 것.

기본적인 소득하나 없는 놈이 5억 도 있을 리 만무하겠지만, 어떻게 만들어 비트코인에 넣었다 치자. 그의 하루 일과는 과연 어떨까. 장담컨대 화장실 갈 때, 일할 때, 카톡 할 때, 밥 먹을 때, 자는 도중에도 그는 시세를 확인하며 좌절하거나 환호할 것이다. 24시간 중 20시간은 온전히 비트코인에 매몰돼 있다. 자, 그 뜻은 결국뭐냐. 5억을 넣을 깜냥자체가 안 되는 사람이 변하는 것에 목숨 걸어 무리하는 것뿐이다. 뭐든 결국 매월 내 소득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상해야만이 부와 행복 이 모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그중 가장 기초가펀더멘탈이다.

미국이 지금 왜 세계 최고의 강대국일까. 적절한 경제성장률과 풍부한 자원, 넓은 영토와 기후, 내수인구에 따른 탄탄한 내수경제. 대외무역의 흑자 경상수지. 이 모든 게 강한 펀더멘탈의 구성이 된다. 즉 기초가 잘 다져졌기에 위기가 있어도 한국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대처가 가능한 것이다. 사람도 똑같다. 기본이 다져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맞이해도 쉽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맨날 호캉스에, 외제차에 소비에 따른 일시적 쾌락에 미쳐있는 사람치고 통장이 여유로운 사람 없고, 투자나 일에 미쳐있는 사람 치고 가정화목한 사람 본 적 없다. 본연적인 행복은 결국 이 균형이라는 게뒷받침돼야 하는데 그 균형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펀더멘탈이다. 직장인에게는 그게 월급이고, 자영업자에겐 매출순이익이며, 건물주에겐 매월 들어오는 임대소득이 되겠다.


근래 일주일간 주변이 참 시끄러워 무언가를 함에 있어 집중을 잘 못했다. 누군 얼마 벌었고, 하루아침에 부자가 됐다느니 온통 돈 얘기다. 돈만 좇는 사람치고 생각보다 이 펀더멘탈이 탄탄한 사람이 없다. 내 친구 또래하나는 33살에 지금 1억 8천만 원을 모았다. 어떻게모았냐고? 오로지 적금으로만. 연봉 일억이억 아니냐고? 미혼에 연봉 5천이다. 적립식 매수가 투자에서 왜 항상 수익률이 좋냐를 따져보면 매수단가를 신경 안 쓰고 매월 일정금액을 불입하기에 안정성이 뒷받침되니 그렇다. 휘둘리지 말고 우린 이 펀더멘탈로 시간을 사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그게 돈을 다루는 데 있어 가장 큰 핵심이다. 그걸 한 단어로 ‘복리’라 부른다. 주식을 하지 말고 적금 만들라는 게 아니다. 매도를 최소화하면서 각자의 루틴을 시간에 비례해 계속 가져가는 일. 그게 평생 우릴 행복하게 해주는 단단한 무기가 된다. 이 펀더멘탈을 지키는 와중에 내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보내고, 필요한 자산을 축적하고,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이보다 더 나은 삶은내가 볼 때 없다. 가장 안전한 행복은 내 시간을 지키며힘을 들이지 않고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결국 내 사람과 돈을 지키는 가장 큰 변수는 각자의 펀더멘탈이 얼마나 견고한가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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