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생을 생각하는 방법론
인생의 치트키를 간단히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어떻게말할 수 있을까. 현시대 가장 이상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경제적 자유’가 가장 기본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경제적 자유는 돈에 연연하기보다 오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는 걸 말한다. 절대 이 중 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면 안 된다. 수단과 방법을 따지지 않고 돈에만 매몰돼 인생의 진짜 의미를 잃게 하기 때문이다.
훗날 자녀가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이거다. 경제적 자유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나는 내 자녀가 이렇게 컸으면 한다.
1. 만나기 싫은 사람은 평생 만나지 않는다.
2. 해야 할 걸 꼭 다 할 필요가 없다.
3. 가기 싫은 곳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4. 본인이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산다.
5.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
딱 이 다섯 가지다. 이 다섯 가지는 대개 순서대로 이뤄지고 갈수록 어렵다. 대개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겪는 모든 원인이 돈을 제외하곤 다 이 다섯 가지에서 온다고 여긴다. 이 중 하나라도 삐걱대거나 부족하면 그 부재에는 스트레스가 자리한다. 단적인 예시로 왜 그토록 새벽에 일어나 추운 겨울 꽁꽁 옷을 싸매면서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직장에 출근하느냐를 생각해 보면저 다섯 가지 중 당연히 하나 이상을 못 이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는 절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고, 본인의 곧은 가치관 그리고 인품, 주변의 도움, 능력, 운 모든 게 따라주어야만 가능하다. 그만큼가장 쉬워 보이나, 인생에서 가장 힘든 미션인 것.
왜 어렵냐고? 위 다섯 개를 유심히 보자. 모든 게 장소, 사람과 연관되어 있다.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장소와 사람은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결 돼 있기 때문에 그렇다. 먹고살려면 장소와 사람은 결국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금 더 역설적으로 접근해 보면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이 만족스럽고, 장소가 마음에 든다고 하자. 근데 그걸 돈이 됐든 개인의 자기계발이 됐든, 성장이 됐든 좀 더 키워보고자 그 사람을 끌어들이는 순간 저 다섯 가지의 전제는 한순간에 무산된다. 아무리 친해도 본인의 비즈니스나 생계에 그 사람을 끌어들이면 파국으로치달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본인 이해관계를 따지다 보면 서로의 가장 취약한 밑바닥을 보게 되고, 본인은 상대를 배려한다한들 생계가 걸린 문제다 보니 상대는 그렇게 안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든 감정이든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거든. 내 주변 함께 비즈니스를 해서 손절하지 않은 경우를 못 봤다. 열이면 열 100% 전부 다 갈라섰다.
1번: 만나기 싫은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 직장에서 내 욕을 하는 상사나, 내 험담을 하는 친구 등이 생각날 수있다. 근데 극단적으로 운이 좋아 그 어떤 행동을 하든 본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났다 해보자. 사회에 나가면 본인을 싫어하는 사람은 늘 생기기 마련인데, 이게 없다고 하면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편안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며 포용력이 길러진다. 누구를 만나도 상대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려고 한다. 왜냐. 상처받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에. 세상 물정 몰라도 순수한 게 낫다. 타인에게 밝은 에너지를 가져다주고, 기분 좋게 해 주니까. 현대사회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격이다.
2번: 해야 할 걸 꼭 다 할 필요가 없다. 커가면서 늘 무엇을 꼭 해야만 한다고 가르침 받고 생각해 왔던 것. 숙제라던가, 출석이라던가, 일기라던가, 밥벌이라던가, 취업이라던가, 대학입시, 공부, 운동, 어학연수, 학원 등 이 모든 것.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인생을 더 먼저 산 사람들은 이야기하지만 사실 돌아보면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것들도 많았다. 분명 이걸 100% 다 시간을 준수해서 해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근데 지금 아주 잘 살고 있지 않은가. 학부모가 어릴 때 왜 태권도도시키고, 발레도 시키고, 미술도 시키고 했던 걸까. 본인은 흥미도 없는데. 결국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일찍 발견하고 그걸 키워주려는 목적이다. 애초부터 이럴 필요도 없이 하기 싫은 건 그냥 안 시키면 된다. 무언가를가장 못해도 가장 좋아할 수 있고, 조금이라도 본인이 관심 있으면 하지 말라고 뜯어말려도, 극단적으로 하면 죽여버린다 해도 어떻게든 한다. 반대로 너무 좋으니 하라고 권유해도 본인이 싫으면 끝까지 안 한다. 사람이 그렇다. 나는 그걸 경험상 알고 있다.
3번: 가기 싫은 곳에는 가지 않는다. 왜? 시간 낭비, 돈낭비니까. 나이가 들수록 앞으로 더 심해진다. 만나기 싫은 사람과 술을 마시고 흠뻑 취해 집에 귀가해 본 적이 있는가? 어떤 생각이 드나. 현타가 세게 온다. ‘여기서 난 뭘 하고 있는가?’ 그 순간 스스로 인생을 돌아보며 철학자가 된다. 가기 싫은 곳에 안 가면 누군가는 편을 지어 본인을 욕할 것이고, 왕따를 시킬 수도 있을 것이고, 대놓고 욕을 먹을 수도 있다. 근데 처음에만 그렇지, 사실 남은 크게 본인에게 관심이 없다. 다음에 다시온들, 애초부터 안온들, 술 취하면 어차피 기억도 못하고 그때부터 내 이름을 본인 머릿속에 떠올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보면 된다. 근데 왜 굳이 타인의 평가와 인정에 메말라하고 두려워하는가. 그냥 내 시간과 돈이 제일 중요하다. 돈과 시간은 매몰비용 즉, 쓰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이를 알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 시간에 이를 더 의미 있는 곳에활용해야 한다. 인생을 짧게 봤을 때 그것이 본인에게 손해라고 여겨질지라도 길게 보면 훨씬 남는 장사임을깨닫게 된다.
4번: 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본인만의 공간이 있다. 나에겐 그건 내 고향이고, 아이슬란드고, 서점이고,현재 사는 집이다. 원룸에 살든, 지하 단칸방에 살든 본인이 제일 편안하다고 여기면 그곳이 본인 안식처다.
100만 원짜리 호텔방이라도 본인이 불편하면 그건 본인의 공간이 아니다. 실제로 내 주변엔 회사의 복지로 일 년에 호텔을 몇십 박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음에도 한 번도 쓰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그 어떤 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본인이 호텔이 싫은 거다.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은 지대하다. 더 많은 걸 느끼게 해 주고,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 주고, 심적 안정과 함께 몸도 건강해진다. 30개국을 넘게다니며 반복해서 같은 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났는데, 그 사람들도 하나같이 그런 말을 했다. 마음이 편안해져서 왔다고. 어떤 무언가를 그 공간에서 바라지도 않고, 액티비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좋다고. 그런 본인만의 취향이 담긴 공간을 알고 스스로 느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은 내게 아무리 힘든 순간이 있어도 참을 수 있는 추억의 사진첩, 그 공간으로 대피할 수 있는 ‘보험’ 역할을 한다. 조금이라도 심적으로 불편하고, 눈치를 봐야 하는 곳에 있다면 큰 고민 없이 다른 선택지를 고려하는 게 그 공간의 사람에게도, 본인에게도 좋다. 나이가 들어 늙으면 평생 내가 좋아했던 공간에서의 추억만 곱씹으면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여행을 사람들이 왜 가냐고? 그래서 가는 거다. 나중에 늙어서 건강 혹은 시간상 이유로 가고 싶은 곳을 못 갈 때 그 추억이라도 꺼내서 허망하고 공허하고 우울한 긴 시간을 보내야 하거든.
5번: 결국 이 세상 모든 사람은 5번을 위해 오늘 하루를 고군분투할지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것. 실제로 대한민국 5천만 인구 중에 단언컨대 자신 있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5%도 안 된다. 나머지 95%는 그 일을 찾거나, 찾아갈 예정이거나, 찾았다가 잠시 생계를 위해 접었거나 아직 진행 중이다. 결국 모든 사람의 인생목표는 5번,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귀결된다.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게 사람으로 태어나 당사자에게 가장 큰 쾌락을 선물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어릴 때 장래희망이 있는 것이고, 꿈이 있는 것이고, 목표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1번에서 5번의 공통점은 뭘까. 결국 공통점은 본인의 재능을 찾는 데에 있다.
이 세상에 재능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태어난 이상 하나의 재능은 타고난다. 다만 이 재능은 밥벌이를 위해 지겨운 회사생활을 하거나, 자영업을 하거나, 본인이 싫어하는 무언가를 하며 시간과 돈을 맞바꾸고 있는 상황에서는 잘 발현되지 않는다. 발견할지라도 아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거나 본인이 피가 나는 노력을 해야만 길러진다. 즉, 앞에서 제시한 1번에서 4번까지의 모든 환경이 갖추어질 때 5번.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는 데 수월하다. 왜냐? 그거밖에 안 보이니까.
초중고 학교생활을 회상해 보면 반 꼴찌도 뭐라도 하면서 산다. 아니, 더 잘 산다. 공부가 아닌 본인만의 탁월한 취미나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그쪽만 파서 더 성공한다. 내 고등학교 반꼴찌는 보석을 좋아해서 종로 금은방을 차렸는데 ‘결혼예물’을 정확히 포지셔닝 해대박이 나 현재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닌다. 꼴찌 앞이었던 한 친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 제주도에서 유모차 사업을 해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산다. 작곡에만 미쳐있던 다른 반 꼴찌는 가수가 됐고, 우주복을 만들고 싶다던 괴짜 친구는 반려견 사업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순위에 이름을 알렸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 가만히 있는 본인을 사교육 경쟁에 뛰어들게 하고, 어떻게든 공부시키려고 학원 4~5개 초등학교 때부터 보내면서 수행평가, 중간고사, 기말고사 점수를 까먹지 않고 물어봐왔던 이유는 뭐라고생각하는가. 요즘은 학원 원장이 학원비를 마음대로 불러도, 돈이 아무리 많아도 학생이 선행학습이 안되어있거나 공부를 못하면 들어가지도 못한다. 중1부터는 학원도 시험 쳐서 들어가야 하는 세상이다. 부모님이 이렇게 공부에 집착해 왔던 건 결국 본인한테 다른 특출 난 재능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공부라도 잘해야 한다. 그건 맞다. 학벌이 좋다고 해서 돈을버는 액수와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결국 학벌이라는 건평생 꼬리표로 따라다니고, 그 작은 노력으로 몇 배 이상 돈과 바꿀 수 없는 사회에서의 명성과 인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걸 아시고 미리 공부시키는 거다.
자, 그럼 경제적 자유의 가장 이상적인 결론이 도출된다.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며 살 수 있는 재능 찾기
그걸 찾을 수 있도록 가장 큰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이 나는 ‘빠르게 실패하는 법’이라 생각한다. 더 빠르게 실패해 보면서 그냥 다 해보는 것. 젊음은 찬란한데 왜 찬란하냐. 유한하거든. 언젠가는 이 젊음도 끝나버리거든. 젊을 때 나중에 노후에 행복하려고 못 즐기고 아등바등 살다가 병 한번 얻으면 그냥 끝이다.
되도록이면 저 다섯 가지 상태가 전제된 상황에서 뭔가를 해보는 게 본인의 취향 관심사를 찾기가 수월하다. 마케팅에서는 고객을 세그멘테이션으로 나눠 도식화한다. 세그를 선별적으로 묶어 타겟팅을 하니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생계유지를 위해 회사를 꼭 다니거나, 장사를 해야 한다면? 그것도 오케이. 다만 대안책이 있어야 한다. Contingency plan. 플랜 B가 없는 사람의 극단적 선택은 파국을 불러온다. 이건 진리다. 이번 계엄령이 발생한 원인도 사실 그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대안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계속 실패해야 한다. 실패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최소한의 그 정도 도전도 정비례하게 쌓이는 꼴이다. 경험이 축적되고 그게 자산이 된다. 1승만 하면 되는 게임, 계속 두드리면 하나는 언젠가 터지고, 그 하나가 더큰 걸 물고 온다. 스노우볼효과랑 같은 개념이다. 실패하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실패가 복리가 돼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근데 누군가는 이 실패를 끝까지 두려워한다. 유독 한국사회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고, 무한경쟁사회라 허점만 보이면 더 짓밟아버리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방법이 있다. 작게 시작하면 된다. 처음부터 거창한 것 바라봤자 남는 건 실망과 자괴감뿐이다. 어차피 못 이룰 거거든.주식에 잃어도 되는 소액만 우선 넣어본다는 논리랑 같다.
남들의 인정에 메말라있으면 큰 거밖에 안 보인다. 시작이 작으면 실패도 작다. 작은 성공과 그 성취감이 모였을 때 큰 성공이 따라오고, 그때 기회가 왔을 때 ‘예’라고 자신 있게 답하면 된다.
이 전체 사이클은 절대 실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