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마인드셋> 리뷰
서점에 가보면 돈과 관련된 수많은 저서가 있다. 주제별로 비트코인이라 하면, 코인을 찬양하는 책과 비관하는 책, 코스피가 답이라고 하는 책, 미국주식만이 내 미래를 보장해 줄 거라는 책 저자마다 미래를 예견하는 법 다 제각각이다. 물론 모든 저자들의 유명세도 한몫했겠지만 어떤 말을 하든 서점에서 다 책으로 받아주는 원론적인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 보면 꽤나 단순하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수학이나 물리, 수능 입시시험, 토익시험 등 영어문법이나 수학공식 같은 답이 정해진 무언가를 전혀 아니라고 단정 짓는 책이 있다면 아예 팔리지 않을 터. 근데 우리 각자에게 닥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얘기는 누구든 본인의 논리를 더하면 그만이다. 그게 정답이다. 각자 주어진 환경에 맞게 무엇이 더 본인과 잘 맞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이 합리적인지 책을 읽든, 유튜브를 보든 여러 경험을 섞고 섞어 정립하면 될 일이다.
우선 투자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될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도파민을 뿜게하는 여러 시행착오는 필수적이다. 본인이 직접 뉘우치고 돈을 잃어봐야 행동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니라.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20대 때 꽤나 많은 돈을 잃었지만, 그 덕에 돈과 투자에 대한 가치관이 섰기에 수업비라 생각하면 크게 아깝지도 않다.
자, 투자 성향이 다른 A와 B가 있다고 하자.
공격적 투자성향이 강한 A는 차가운 마음을 지니고, T같이 굉장히 이성적이고 사리분별을 잘하기 때문에 그런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 수익률을 높여 하루아침에 돈도 많이 벌고, 하루아침에 많이 잃기도 한다. 근데 이들의 특징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그런 돈을 짧은 시간에 벌었음에도 별로 기뻐하지 않고, 월급보다 몇 배는 많은 돈을 손절했음에도 일상에 지장이 없다. 흔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투자자는 미국주식을 할 때 지수투자를 하며, 배당주 위주로 월 적립액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리고는 월 배당이 늘어나는 것에 안도를 느끼고 자리를 잡아간다. 전혀 이 삶 자체를 지루해하지 않으며 일확천금보다는 꾸준함과 시간의 힘을 믿는 식이다. 이 둘이 만나 돈과 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을 것이다. 돈에 대한 어떤 마인드셋을 내가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내가 대하고 있는지, 주변 사람들 모두가 내 성향과 같으며 서로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파악하도록 생각하는 기회가 왔고, 그 기회가 내겐 이 책이었다.
어릴 땐 돈만 많으면 그저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행복이 아니라 불행을 막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맞으면서도 틀린 얘기다. 절대적인 금액으로 봤을 때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처럼 돈의 액수가 계속 많아질수록 내 행복이 무한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그 많아지는 돈의 액수에 상응하는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이 한계효용체감은 사람마다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경험에 따라 다르기에 돈의 양과 행복은 절대 비례할 수도 없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돈이 있다는 건 삶에서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불행을 막는데 도움을 줄 가능성을 주는 것뿐 절대적인 건 없다. 이걸 아는 상황에서는 더욱 돈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마인드셋에 현대인은 집중해야 하고, 이 책은 그 마인드셋에 대해서만 얘기를 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이런 쓸데없는 얘기만 늘어놓지말고 내일 당장 오를 주식을 알려주고, 차트분석을 해주고, 지금 경제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를 말해주고, 내년에 성장하는 산업과 회사를 말해달라고. 근데 그건 이 결국 부자가 될 수 있는 이 마인드셋이 갖춰지고 난 다음의 얘기였다. 모두가 꿈꾼다. 이렇게.
백만장자가 될 거야, 난 부자가 될 거야
이때, 원론적인 답변으로,
“응, 넌 할 수 있어! 응원할게” 가 아니라.
그럼 그때 돼서 뭘 하고 싶은데?
라고 누가 물었을 때 곧장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장담컨대 열명 중 한두 명 있을까 말까다.그냥 맹목적으로 돈의 액수에 집착하는 건 정작 그 돈을 가졌을 때 본인의 삶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무너지고, 형편없어질 확률이 높다. 왜? 불안하거든. 이 돈을 잃을까 봐 너무 무섭거든. 그래서 인간관계도 끊고, 관계를 끊으니 사람을 못 믿고, 남에게 베풀지도 못하고 무한루프. 평생을 그렇게 산다. 단순히 마인드셋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로또 1등 당첨자를 부러워할 것이 아니란 거다. 로또 당첨자가 10년 뒤 어떻게 살고있는지 통계자료도 있지 않은가. 1/3이 전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 로또가 아닌 미국 슈퍼볼이라던가, 전 세계의 복권 당첨자의 삶이 그렇다. 초반에 맨날 다니던 고급 레스토랑이나, 명품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불안에 떨면서 더 큰 자극을 원하고 마약과, 술, 도박, 여자에 손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빈털터리로 전락하는 그런 뻔한 레퍼토리. 하지만 무섭게도 이건 진실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잘 베풀고,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오히려 돈을 더 소중히 대한다고. 그 뜻은 뭘까. 난 이 돈을 가지고 뭘 하고 싶은가? 책에서는 이와 관련해9가지의 물음을 제시한다. 더 많은 연봉, 더 많은 돈, 주식계좌, 부동산, 내 가족을 먹여 살리고자 늘 더 많은 돈에만 목숨 걸었던 지난날들이 부끄럽게 여겨지는 순간이었다. 아래 질문을 보자.
1) 나는 얼마를 벌고 싶은가?
2) 왜 그만큼 벌고 싶은가?
3) 번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4) 그 돈을 언제까지(몇 살 때까지) 벌고 싶은가?
5) 극복해야 할 두려움은 무엇인가?
6)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7) 누구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8) 어떤 기술을 익혀야 하는가?
9)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어떤 답변이 떠오르는가. 이 9개의 질문에 하나라도 답변하지 못한다면 사실 큰돈이 있어도 그걸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9가지 답변에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모두 답변을 스스로 해보고, 각기 다른 그 답변이 본인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향과 직결될 테다. 단순히 돈에 대해 물었는데 이건 삶 전체를 아우르면서 본인의 인생목표와 철학도정립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누구는 두세 개만 답변하고, 다른 누군가는 전부 대답하고, 답변의 수 마저 모두가 다르다. 그런데 이 답변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돈에 대한 ‘머니 마인드셋’ 이 아닐까.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당신만의 스타일로 돈과의 관계에서 경쟁우위를선점하는 것’이다. 1번 답변에 1억이라고 답한 누군가가 있다면 본인은 일을 하지 않고 평생 1억이라는 돈으로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삶이 누가 뭐라 하든 본인에게 최적인 거다. 근데 한국인은 이 답변들마저 남들보다 더 좋아야 한다고, 꿈이 더 커야 한다고 무한 비교질을 해대고 훈계하겠지. 마치 그게 정답인 양. 이제 이 아홉 가지의 답변을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돈을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며 그렇게 평생 살아보자. 나만의 답을 찾아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