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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Apr 11. 2023

뭐든 다 잘하는 사람은 도대체 뭘까?

내 능력은 사람과 여행에서 높일 수 있다

지금의 2030들은 한 번쯤은 어릴 적 드래곤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드래곤볼에는 전투력 측정기라는 것이 있다. 그 측정기 안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투력이 측정된다. 민첩성, 파워, 필살기, 스태미나, 체력, 강약점 등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현저히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면 상대방은 그 약점을 이용해 공격을 하고 끝내 싸움에서 패배하고 만다. 따라서 초사이언이 되기 위해서는 한 분야에 탁월한 재능이 있더라도 모든 분야에서 어느 정도 평균 이상의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도 똑같다. 내가 멕시코에 있을 때 DELE 스페인어 시험을 본 적이 있다. 이 시험은 모국어가 스페인어가 아닌 외국인에 한정해 스페인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우리나라 토익과는 조금 다르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4 분야에 걸쳐 시험을 보게 되는데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분야 각 2그룹으로 묶어 각각 총 70점을 넘어야만 최종합격을 할 수 있다. 가령, 읽기는 백점만점에 90점을 받았으나 쓰기를 30점을 받았다면 백분위로 환산했을 때 70점을 넘지 못하므로 과락이 된다. 아무리 다른 분야에 월등해도 한 분야라도 떨어지면 합격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모든 분야에 잘할 수는 당연히 없다. 모든 분야에 노력한다고 할지라도 재능이 없을 수도 있고, 모두에게 시간은 24시간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양한 분야에 평균이상의 재능이 설령 있다고 한들 요즘 세상에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올림픽 경기를 생각해 보자. 모두가 시간이 지나 1등 만을 기억한다. 2등, 3등을 한 번은 들어본 적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누가 기억이나 하겠는가? 모두에게 그렇게 서서히 잊혀간다. 우리가 학창 시절을 생각했을 때 반에서 공부 15등 하는 아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각자 잘하는 분야가 한 가지씩은 꼭 있다. 성공하는 법 혹은 내 인생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잘하는 분야를 언제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찾느냐의 문제다. 그것을 남들보다 조금 더 좋아하고 잘한다면 더 발전시켜 다양한 영역에 이 재능을 활용해 도전해 볼 수 있고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정말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내가 군대에 있을 2012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1년 전, 내 선임은 깡패였다. 뒤에 용 문신이 크게 3마리나 있었으며 맨날 나와 후임들을 자기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조금만 잘못해도 때리고, 괴롭히기 일쑤였다. 저런 사람은 정말 사회에서 뭘 할 수 있을까 너무 궁금했다. 전역 후 당연히 안 좋은 감정만 있었기에 연락을 하지 않았다. 오늘 들은 소식으로는 종로에서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하루 매출이 9천만원이었던 적도 있단다. 네이버에 치니 이름도 나온다. 정말 유명한 주얼리 사업가로 성공한 것이다. 알고 보니, 종로에서 금은방을 하다가 대박이 나 이제는 결혼시장을 전부 다 점령했다고 한다.

 군대에 있을 때도 보석이나, 목걸이, 반지 이런 것에 관심이 참 많았던 사람이었는데 괘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전투력 측정기로 측정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부족하더라도 지금 내가 한 가지라도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충분히 이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산증인이 주변에 있었다.

 그 선임도 물론 인격적으로는 정말 못된 사람이었지만 다른 것에는 모두 다 부족했을지언정, 사업수완 하나는 굉장히 뛰어났다. 어쩌면 인성 자체도 지금 시간이 많이 흘러 나 스스로 미화하는 것일 수 있지만 군대라는 폐쇄조직집단 내에서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사회에서의 모습을 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 그 사람을 단면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했던 것일 수 있다.

 학력은 중학교밖에 졸업하지 않은 형이었지만, 보석과 주얼리에 관해 그 당시에도 그 누구보다 관심이 있었고, 모든 종류와 가격을 달달 외우고 있던 사람이었다. 한 가지에 그냥 미쳐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론만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한다.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 있다 한들, 그들이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그저  "운이 좋았거나, 도와준 조력자가 있었겠지" 자기 위로 합리화를 하기 위해 온갖 핑계를 만들어 그 사람을 깎아내린다. 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나도 부족하지 않고 잘 살고 있음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

 그 형도 본인이 좋아하는 열정 이상으로 어떻게 해야 이 치열한 주얼리 시장에서 본인의 금반지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지금 시장 트렌드는 무엇인지, 젊은 사람들은 결혼할 때 어떤 디자인의 반지를 선호하는지 등의 고객조사를 철저히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치열한 종로 주얼리 시에서 큰 성공을 할 수 있었지.


  잘 된 사람 앞에서 아무리 과거에 나랑 어떤 사이였든 시기와 질투로 본인의 인생을 합리화하기보다, 부러운 마음은 그저 부러움으로 끝내야 한다. 그 뒤에 그에게서 배울 점을 철저히 배워나가야 한다. 내가 좋아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을 우리도 찾아서 더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가야 한다.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전문직 시험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돈은 충분히 벌 수 있을지언정 그 삶 자체로 볼 때 큰 행복감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경제적 자유를 이어 나가는 사람만이 이 세상에서 가장 유의미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 나는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보다 내가 가진 능력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을까?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일단 내가 많은 것을 시도해 봄으로써 그것을 천천히 찾아가야 한다. 그것을 가장 빠르게 찾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2가지가 있다.


 1. 다른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라

 성공한 사람들이나,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조언을 구해야 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서툼이나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지를 대놓고 물어보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이고 빠르게 그 분야에 있어 결실을 이룰 수 있다. 관심 있는 분야가 없다고 하면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내에서 주변사람이라도 DEEP 하게 관찰해 보자.  옷은 어떤 옷을 입고, 취미는 뭐고, 직장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지를 한번 보자. 그리고 어떤 것을 사고, 어떤 것에 더 시간적으로, 물질적으로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여러모로 관찰해 보자.

 근로소득을 제외하고 합법적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말 그대로 남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내 주머니로 옮겨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어디서 사람들이 돈을 쓰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어떤 곳에 수요가 몰리는지 늘 관찰해야 한다. 요즘 트렌드는 뭐고, 왜 사람들은 저런 옷을 사지? 명품이 1,000만 원이나 하는데 저 명품은 어떻게 만들었길래 천만원이나 하고도 사람들이 구매를 하지? 저 맛집은 분위기도 별로고 장소도 외진 곳에 있는데 왜 사람들이 늘 줄을 서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만들었길래 저렇게 맛있지? 늘 고민하고 궁금함을 가지고 매사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정녕 찾지 못했다 할지라도 내 경험과 조금이라도 연관 지어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 ‘이런 방법도 있지 않을까?’ 단 1%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빌드업을 할 수 있다. 그것이 곧 내 미래를 여는 시작이다. 삼성도 대구의 작은 상회에서 밀가루를 팔다 시작했고, LG그룹도 크림통 500개를 만들어 팔다 번창해서 만들어진 기업이다.

 왜 우리는 종로에 주얼리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꼭 새로운 것을 개발하지 않아도, 신규시장에 진입하지 않아도 기회는 열려있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자.


2. 여행을 가자! 여행은 내 숨겨진 잠재성을 찾게 한다.

인생은 여행이다. 다소 원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정말 여행을 가야 세상이 보인다. 여행은 뜻대로 되는 것이 없다. MBTI가 J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여행에 계획을 철저히 세운다. ㅣ 계획을 세워 설령 간다고 해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여행이다. 그래서 더 재밌다. 스무 살 때 이탈리아 여행 도중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했을 때를 내가 무슨 출발 전에 예상이나 했겠는가? 멕시코 귀국 일주일 전 택시강도를 당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 과정에서 임기응변을 배우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 스스로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하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성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보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다.

 최근에 만난 형은 34살 동안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고 이번에 결혼을 하면서 처음으로 신혼여행으로 유럽을 간다고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전설의 포켓몬’으로 불린다. 여태껏 살면서 바빠 여행을 갈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돈을 열심히 모아 수중에는 현금이 2억이 넘고 어느 정도 안정된 직장과 자산을 일군 형이지만 인생의 풍요로움과 내 세계에 갇힌 느낌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새로운 것과 도전을 꺼리게 되고 늘 내게 익숙한 것, 편한 것만 찾게 된다. 형은 어릴 적 여행을 하지 못해 앞으로는 더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받아들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상황을 전적으로 동의한다. 여행을 물론 리프레쉬 차원에서 갈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 사이에서의 추억, 더 넓은 세상에서 내가 얼마나 작고 미미한 존재였는지 그리고 그 순간 나에게 어떤 다짐을 주는지는 정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황홀함과 내면적인 쾌락을 선사한다.   

 2019년, 바라고 바라던 미국 그랜드캐니언에 처음 갔다. 늘 사진으로만 바라보던 풍경을 라스베가스에서 차로 5시간이나 걸쳐 드디어 내 눈으로 직접 담았다. 사진은 이 한 장 말고는 거의 찍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차피 사진으로 풍경이 다 담기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건 눈으로 담아야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이 풍경을 실제로 보고 나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벅참이 끌어 올랐다. 30년 가까이 지구에서 정말 점 하나같은 작고 작은 소국에서 평생을 살아온 나여서 더 그런 것 같다.

 이 무모한 스케일이 내게 주는 끔찍한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특히 여행은 배낭하나 매고 오는 것이기에 한국에서의 내 지위, 자산, 명예, 가족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으로써 내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여기서 내 스스로를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빠트려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컨트롤하는 법을 배운다. 일상에서는 매 순간 똑같은 사람과 똑같은 일을 하고 하는 행동이 한정적이기에 절대 찾을 수 없다.

 

 오직 여행을 통해서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는 발판이 된다. 나에게 기존에 없었던 것 결핍된 무언가 즉, 나의 숨겨진 잠재성을 꺼낼 수 있는 것로지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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