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이 밀려올때

- 마흔 살 일기 - 인생 현타 극복 도전이 ep.03

by 알레


머지않아 구조조정을 한다고요?

우연의 일치일까. 바로 어제 퇴사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자기 선언과 같은 글을 발행한 다음날인 오늘 회사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구조조정이 곧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차라리 잘 됐다 싶으면서도 막상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무리 마음을 먹고 또 먹어도 막상 생계가 걸린 문제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는 것은 결코 편안하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고작 10명밖에 안 되는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말이 참 어색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든 나에겐 이제 회사 측에 확답을 드려야 할 시간이 도래했음을 의미하기에 조금은 내 안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정말 불확실성을 향해 발을 내디뎌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아내에게도 여러 차례 더 이상 회사는 아닌 것 같다고 나의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했지만 정작 아직도 내 안에는 떨림이 느껴진다.


막상 내디뎌보지 않음 영원히 알 수 없는 그 거대한 불확실성의 세계의 문이 점점 열리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에서 램프를 찾기 위해 들어가는 동굴의 입구에 선 것처럼, 이제 용감하게 그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가야 할 순간이 온 것 같다.


쭈구리 vs. 영감님

아침마다 출근길에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출근을 한다. 클래스 101에 다양한 강의를 수강해서 하나씩 나의 떠날 길을 준비해보고 있다. 오늘은 마케터 정혜윤 님의 강의 중 ‘불안함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출근했다. 강의가 끝나고 제출하는 미션이 있는데, 반복적인 생각과 영감을 주는 생각을 어떻게 이름 붙이고 이미지화시켰는지에 대해서 댓글을 남기는 것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두 단어를 떠올렸다.

*쭈구리:
의미1) 어쭈구리! 날 나약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생각이 또 밀려들어오네?
의미2) 어! 쭈구리!!! 당장 내 생각 속에서 나가라!

*영감님:
의미1) 말 그대로 영감을 주는 생각에 대해 ‘영감’님 어서 오십시오 하는 의미.
의미2) 경로우대! 항상 ‘영감’님은 우대합니다의 의미.


나의 불안과 긍정을 이미지화시켜보니 커다랗게 보였던 불안은 오히려 귀엽게 보이는 효과가 있고 긍정의 생각은 더 흡입하여 키우게 되는 효과가 있어 재밌다.


사실 퇴사를 마음먹고 난 이후부터 생각보다 ‘쭈구리’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심호흡을 하며 ‘쭈구리’를 쫓아내기 위해 마인드 세팅을 하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만큼 지금껏 살아오면서 안정적인 영역을 벗어나는 도전의 경험이 부족했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다. 무모할지라도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보는 그런 행동들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던 나였기에 지금의 행동은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


인생의 선배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인생 아무도 모른다'. 정답이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생은 그저 결과론적인 이야기들뿐이다. '지나고 보니 그렇더라' 정도의 이야기일 뿐 지나가는 중에는 그렇게 될지 저렇게 될지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싶다.


중요한 건 인생을 바라보는 주된 마인드가 긍정이냐 부정이냐에 따라 결과는 자연스레 바뀌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심했을 때 실제로 행동을 하느냐 아니면 여전히 말만 늘여놓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나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외국어 전공이 시발점이 되어 각각의 아이템은 달랐지만 해외업무라는 직무로 계속 연결되어 왔다. 세 번의 직장 생활이 모두 동종 업계가 아니었지만 계속 연결되어 가는 것을 보면 앞으로의 삶도 또 어디론가 연결될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정말 인생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난 비록 자꾸 찾아오는 ‘쭈구리’들을 쫓아내기 바쁠 때 도 있지만 ‘영감’님을 모시며 계속 나의 삶을 기록해나가고 기대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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