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마흔 살 퇴사 이야기를 마칩니다.

인생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by 알레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건승하십시오.
저는 이제 떠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마침내 나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자유노동자. 프리 워커. 디지털 노마드.

언제 들어도 가슴을 뛰게 했던 그 단어들이 이제는 나를 묘사하는 말이 되었다.


마지막 주를 보내며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한 분 한 분이 아낌없는 응원의 말씀들을 해주시며 떠나는 나를 지지해주셨다. 너무나 와닿았던 말씀은, 삶이란 때론 멈춰 서서 진중하게 자신의 앞길을 고민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나보다 이미 10여 년을 더 사신 분들의 회한이 섞인 말이지만 당신들보다 젊은, 그러나 결코 나이가 적지만은 않은 인생의 후배의 꿈을 지지해주는 멋진 분들이 많았음에 감사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나이 든 사람들을 향해 쉽사리 '꼰대'라는 말로 저들의 인생 담을 흘려보내곤 한다. 그러나 무척 단조로워 보이고 고루해 보이기까지 한 그들의 삶에서도 귀담아 들어야 할 지혜가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 자신의 후회스러운 삶을 이야기할 때는 더욱 그렇다.


어차피 인생은 동전의 양면처럼 후회와 만족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후회가 쌓여가는 것을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 결국 삶의 지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신은 황금 같은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까?


우연히 책 한 권을 보다가 이런 질문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의 지난 20년을 돌이켜 보았다. 20대는 나에게 잃어버린 10년이었다. 30대는 한 발 더 나아갔지만 여전히 머뭇거림의 시간이었다.


이제 40대의 출발선에 서있다.


더 이상 '잃어버린' 또는 '망설인'이라는 수식어로 인생을 장식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 평가했을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 20년이 있었기에 새로운 10년은 그 정점에서 내려 보았을 때 황금 같은 과거가 되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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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기록한 퇴사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를 마치며 실제로 퇴사를 하게 된 인생의 흐름이 한 편으로는 흥미롭기도 하다. 이 시간을 기록하면서 조금은 성장한 나 자신을 보게 된다.


때로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고, 때로는 개똥철학이라도 보태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보고자 했다.


어차피 우리 인생은 충분히 쓰지 않은가.

적어도 내가 담아내고 싶은 정서는 쓰디쓴 감정은 공감하면서도 극복과 성장의 열매로 그 맛이 희석되길 바라는 것이다.


어떠한 글재주도 입담도 없지만 부디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이런 열매가 되어 줄 수 있길 바란다.

나와 당신과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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