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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Apr 25. 2024

리워드가 쌓이는 카페 라이팅

권남희 작가님의 책, <스타벅스 일기>를 보고 난 뒤 스타벅스에 갈 때면 문득 작가님이 생각난다. '오늘도 스타벅스에서 작업을 하고 계시겠지?' '오늘은 작가님도 플랫 화이트를 드셨을까?'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그저 책을 통해 만난 작가님과 내적 친밀감이 생긴 기분이다. 


요즘 스타벅스는 신메뉴인 '플랫 화이트'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라고 해봐야 평소 음료 한 잔에 별 한 개를 주던 걸 두 개 주는 것이지만 카페 출근자에겐 별 하나 더 주는 것도 꽤 괜찮은 보상이다. 12개를 모으면 아메리카노 무료 쿠폰을 주니. 겸사겸사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마침 작가님의 책에서도 이런 내용을 본 기억이 난다. 시즌별로 이벤트를 할 때면 질릴 때까지 그 음료를 드셨다는 것에 처음엔 '와, 뭐 그렇게 까지나'라고 생각했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난 플랫 화이트를 주문했다. 별 두 개를 받기 위해.


이전의 나라면 그저 시큰둥했을 이벤트 소식이다. '어차피 돈 쓰라고 마케팅하는 거잖아'라고 받아들이며 팝업창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오늘하루 다시 보지 않기'를 누르며 닫아버렸다. 그런데 권작가님의 책을 읽고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상술로 치부해 버리기보단 이것도 하나의 재미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삶의 모든 선택들은 나비효과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가령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소한 것들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카페 리워드 이벤트처럼 평소 시답잖게 여겼던 것일지라도.   


최근 결정한 제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퇴사 후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은 인플루언서에 가까운 디지털 노마드였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다. 어쩌면 새로운 제안도 받아들이고자 하는 긍정적인 열린 태도를 먼저 가지고 있어야 계속 기회가 주어지 않을까 생각하며 받아들였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힘든 것도 있지만, 확실히 달라진 건 생각의 힘이 커졌다는 것이다. 나를 읽어가는 시간이 쌓이는 만큼 좀 더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글쓰기는 내면의 근육을 길러 준다. 코어 근육이 발달해야 단단하게 몸을 지탱할 수 있듯 글쓰기는 구부러진 감정을 바로 세우는 힘이 되어준다.


나는 습관적으로 새로운 선택지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였다. 늘 구부러진 감정이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했다. 이제는 무엇이 날 위한 선택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성보다 앞서 반응하는 감정에서 한 발 물러 설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지금껏 글쓰기는 단기 보상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오늘 난 그것을 정정하려 한다. 글쓰기야 말로 '생각의 힘'이라는 지속적인 보상을 준다. 연일 상한가를 찍어대는 급등 주와 같지 않지만 복리 적금처럼 누적될수록 효과가 커지는 리워드를 매일 제공하는 게 글쓰기다. 


스타벅스에서 별이 쌓이듯 글쓰기는 나를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반짝이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 않을까. 


카페 라이팅과 함께 오늘도 삶의 리워드를 적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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