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제 삶의 최우선 가치는 아니에요.
삶은 여러 가지 고민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그중에 가장 오래 지속되는 고민이 먹고사는 고민이지 않을까 싶다. 보통은 20대 청년이 되면서 시작되어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더러는 10대 때 이미 이 고민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먹고사는 고민이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처절해지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이 생각에 삶이 함몰되지 않도록 돈 돈 거리며 사는 삶을 지양했다. 덕분에 돈은 적어도 내 삶에 최우선 가치는 아니게 되었다. 그럼에도 괴로움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아, 오늘도 카페다. 요즘 목요일 카페라이팅이 좀 흐지부지 된 기분이다. 다시 마음을 잡고! 오늘은 커피 대신 아이스티를 마시고 있다. 친한 작가님의 건강에 대한 배려로 선물 받은 쿠폰을 사용했다. 요즘 내 스벅 앱에는 쿠폰이 여러 장 쌓였다. 기분이 좋다. 당분간 카페에 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어제까지 아이와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아이랑 물놀이를 하는 것도, 사우나 온탕에서 노는 것도, 조식을 먹는 것도, 집이 아닌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든 걸 좋아한다. 좋은 건 좋은 건데 언제나 뒷감당에 대한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여행을 온전히 만끽해야 하는데 마음 한 편 자리하고 있는 돈 걱정에 아쉽게도 마냥 편할 수만은 없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돈이 삶의 우선 가치가 아니라서 돈을 못 버는 건 아닐까?' '듣기엔 돈 버는 사람들은 오직 돈을 벌기 위한 행동에 집중한다던데.' 아무래도 백수 생활이 길어지니 가끔은 주변에서 우려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늘 듣게 되는 이야기는 일을 다시 시작하거나 아니면 알바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소리다.
그럴 때마다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가슴이 움직이지 않는다. 퇴사하고 3년간 확실히 알게 된 나의 또 다른 면은 가슴이 따르지 않는 일은 어지간해서는 시작을 안 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시작한 블로그 마케팅 프리랜서 작가 일도 처음 한 달 동안은 매우 힘들었다. 가슴을 머리까지 끌어 오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 그나마도 타협점을 발견했기에 가능했지만.
나에게 돈 버는 문제는 이상하게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논다. 현실을 직시하면 가리지 말고 해야 하는 게 맞는데 그게 잘 안된다. 상당한 저항을 느낀다. 그러면서 불안한 이 아이러니한 인간.
이럴 땐 돈 보다 우선 되는 가치를 찾아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지키기 위해 돈을 번다고 생각하면 타협점이 생신 다는 걸 블로그 마케팅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1순위는 언제나 가족이다. 내 아이, 내 아내와 셋이서 함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의 삶. 그러면서 나의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삶.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다.
그럼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우선 잘 자고, 잘 먹고, 많이 웃기로 하자. 요즘 자주 떠들고 다니는데 역시 모든 것의 시작은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다. 잘 자야 몸도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진다. 잘 자는 건 좋은 아웃풋을 내기 위한 선택이고, 잘 먹는 것은 좋은 아웃풋을 내기 위해 좋은 연료를 넣어주는 거고 많이 웃는 건 멘털이 꺾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리모델링이 시급해도 기초가 부실하면 기초부터 다시 잡는 게 순서이듯 아무리 돈벌이가 시급하다 해도 에너지가 받쳐주지 않으면 될 것도 안 되는 법이다. 그러니 건강부터 챙기자. 건강한 몸, 건강한 생각. 거기에서부터 밀도 있게 다시 풀어가 보기로 하자.
그나저나 스벅 복숭아 아이스티, 많이 달지 않고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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