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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Dec 05. 2024

나다움을 아는 것은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

'나다움'을 아는 사람은 분명 삶의 모습이 다르다. 무엇보다 내면의 에너지가 확연히 다름을 느낀다. 이들은 타인에 의해 쉽게 동요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반짝임이 부러울 수는 있겠지만 그 감정이 자신의 삶을 좀먹도록 두지는 않는다. 어차피 태생적으로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것을 타고난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내 안에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자신을 소중히 한다.


요즘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나답게 살기를 꿈꾸는 건 이젠 산업화 시대 이후 줄곧 이어져왔던 삶의 방식이 우리의 삶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산업은 전보다 더 세분화되었고 더 이상 회사라는 울타리를 의지 하지 않고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가 현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장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나다움이 일편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비기'처럼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다. 적어도 회사에 머무를지 떠날지 선택하는 근거가 내 안에 있다는 확신 만으로도 삶이 비교적 안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다움을 발견해야 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나를 알면 많은 불편한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은 무수한 선택의 반복이다. 선택에는 어떤 기준이 존재한다. 그리고 자연스레 선택되지 못한 것이 또한 존재한다. 이 지점에서 후회와 미련의 강도의 크기에 따라 선택에 대한 만족도는 배가 될 수도 있는 반면 반감이 될 수도 있다. 


즉,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 판단이 무엇을 근거로 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그 근거가 온전히 '나'인지 아니면 '남' 또는 '상황'인지는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 결국 나에 대한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일수록 나다운 판단을 하게 될 확률이 높을 것이며 결과와 상관없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설령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할지라도 내 선택이었기에 큰 미련 없이 마음에서 털어버릴 수 있다.


라이프 코칭을 받은 지 벌써 5주 정도가 지났다. 점점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인지가 선명해지고 있다. 물론 전혀 모르던 것이 새롭게 튀어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좀 더 명확한 표현으로 설명되니 나의 행동과 감정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최근 2주는 진단 평가지를 통한 코칭을 받았다. 커리어 진단 평가와 갤럽 강점 검사를 진행했는데 결과는 '역시나'였다. 요약하자면 나는 커뮤니케이션에 강점을 가진 사람이면서 주로 타인을 도와주는 역할을 잘 해내는 사람이다. 감정적인 부분을 잘 감지하는 사람이면서 타인의 강점을 발견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검사지의 결과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면 꽤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다. 친구들 사이에서, 교회에서, 회사에서, 커뮤니티에서 나의 행동들이 마치 한 줄로 꿰어지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의 방향도 바로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사람들을 돕고, 감정적인 부분을 잘 만져줄 수 있는 형태의 일. 커뮤니티가 나에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일이라는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나다운 길을 잘 찾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 벗어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 안에 몸담으며 동료들을 열정적으로 응원해 줬던 사람. 그게 나다.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작은 규모이지만 몹쓸 글쓰기라는 커뮤니티 속에서 결국 나의 역할은 응원이다.


이제야 한 가지 풀리는 게 있다. 이 모임을 2년 넘게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 가장 나다운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한 때 나 역시 나다움을 찾고 싶었던 절실한 이유는 그것을 알면 삶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질 것처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에야 깨달은 건 '나다움'은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시작이 되어준다. 어디로 화살을 쏴야 할지 알게 되는 것이 '나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명중률을 높이는 건 피, 땀, 눈물의 시간을 통한 훈련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으며 이것은 어찌 보면 나다움과 별개의 일일수도 있다. 


나다움은 거창한 게 아니다. 그저 나를 선명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태어나 자라며 우리의 삶은 많은 것들로 덮여버린다. 부모님의 영향, 학교와, 친구집단, 사회, 그리고 다양한 경험들 속에 본연의 나는 점점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 감춰져 버린다. 


나다움을 발견하는 시간은 이런 것들을 거둬내기 위한 행동이다. 평소엔 흘려보냈을 나의 행동과 감정을 더 면밀히 살피며 그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들다 보면 어떤 공통점으로 연결될 때가 있는데 그 지점이 한 꺼풀 벗겨내는 지점인 샘이다. 


지금의 내가 믿는 건 나다움은 나를 보다 자유롭게 만들 것이며 행복 위에 성공을 쌓아가는 삶을 향한 출발 지점이 되어 줄 것이라는 거다. 이제 코칭은 대략 5주 정도의 일정을 남겨 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미래로 가보는 시간을 가져볼 거라는 코치님의 말씀에 벌써 기대가 된다.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려나.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있으려나.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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