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이제 음료를 주문할 시간이다. 스타벅스의 버디패스를 구독한 이후 오후 2시가 되면 파블로프의 개가 된 것처럼 사이렌 오더(스타벅스 앱 기반 주문 시스템)로 음료를 주문한다. 30%나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구독을 위해 매 월 7,900원의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어차피 스타벅스가 주로 작업하는 공간이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회원등급이 골드레벨이면 두 번째 음료를 주문할 땐 일부 음료에 한해서 1800원에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혜택도 주어진다. 아직 이용해보진 않았지만 스타벅스 마케터들이 정말 열일하는구나 싶다. 어쨌거나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젖어들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니까.
겨울이 지나 봄이오니 날이 좋아 외출하기도 편하다. 덕분에 일정이 없는 날엔 무조건 스타벅스에 와서 작업을 한다. 지인 작가님 중에는 이곳저곳 카페투어를 하며 작업을 하는 분도 있어 가끔 따라다니고 싶다는 내적 갈등을 해보지만 선택은 결국 또 스타벅스다.
내가 매번 스타벅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집에서 가깝다는 점이다. 육아 아빠에게 걸어서 10분 거리 이내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건 하원 시간에 임박하여 매장에서 출발해도 뜀박질로 5분 컷이 가능하기에 여러모로 좋다. 버디패스, 충전된 스타벅스 카드, 사이렌 오더는 앉은자리에서 주문과 결제를 모두 마무리할 수 있는 편리를 제공해 주니 이보다 더 좋은 환경설정은 없다.
집 근처에 여러 매장이 있긴 하지만 주로 이용하는 매장은 한 군데다. 다양한 매장을 경험해 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 작업을 목적으로 이용할 땐 익숙함을 선택한다. 익숙함은 공간 적응 시간을 최소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새로운 곳에 갈 경우 긴장감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자칫 애매한 자리에 앉게 되면 불편한 긴장감이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애매한 자리에 앉게 되더라도 차라리 익숙한 매장이면 그나마 낫다.
매장 안에서는 작업의 목적에 따라 위치 선정이 달라진다. 물론 위치 선정이 가능한 시간은 대체로 오전시간이긴 하지만 내가 선호하는 자리는 세 군데로 나뉜다.
완전한 몰입을 위해선 최대한 구석 자리를 선호한다. 사방으로 개방된 카페 공간에서 개방감이 최소화된 자리가 구석 자리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엔 창가 쪽 자리에 앉는다. 몰입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창 밖이 보이는 자리를 선호한다. 창 밖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가끔 멍 때리기에 좋기 때문이다. 창으로 스미는 햇살을 느끼는 것도 좋아한다.
마지막 한 자리는, 스터디 테이블 좌석이다. 책과 노트북, 그리고 음료와 빵을 늘여놓아야 할 땐 널찍한 자리가 필요하다. 피크 타임 때는 두 자리를 차지하는 게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내가 머무는 시간대는 대체로 사람이 붐비는 때는 아니라서 크게 눈치를 보는 일은 없다. 다른 자리는 독립된 자리지만 이 자리는 여럿이 함께 앉아 있는 만큼 노트북을 펴고 작업하는 사람들과 함께라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오늘은 스터디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썼다. 평소보다 매장에 사람이 적어 쾌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스타벅스 앱에 들어가면 2012년부터 스타벅스 멤버에 가입했다고 나온다. 물론 스타벅스를 이용한 건 대학생 때부터니 훨씬 전이지만, 벌써 13년이나 된 멤버십을 보면서 별게 다 꾸준하구나 싶어 혼자 피식 웃음을 짓는다.
나름의 이유를 들어 스타벅스를 애용하기 위한 환경설정을 설명해 보려 했지만 이래저래 가장 중요한 건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이지 않을까. 이번 한 주도 스타벅스에서 일정을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