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내려앉은 어두운 밤의 무게가
어깨를, 목을, 가슴을 꾸욱 내리누르며
몸과 마음 버티지 못하고 비틀거릴 때
난 말없이 어슴푸레한 창가로 걸어가
굳게 닫혔던 커튼들을 걷어올리지
그러자 그 뒤로 꽁꽁 숨겨져 있던
반짝 반짝이는 야경이 마법같이
그 찬란한 모습을 한가득 드러냈다
수많은 반딧불이 같은 작은 불빛들이
나에게 손을 흔들며 밝은 인사를 건넨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아냈구나!
너의 마음속 공허함을 우리들의 빛으로
푸근하고 따뜻하게 채워줄게.
그러니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소리 내어
뱉어보는 거야. 후우우우~
이 광활한 밤의 품속으로!"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으며
빛 속에도 어둠은 존재하고
어둠 속에도 빛은 존재함을
내 앞에 펼쳐진 고요하고 거대한 야경 앞에서
나는 깨닫지.
가슴을 활짝 펴고 하루 종일 닫혀있던 마음도
편히 숨을 쉬도록 커튼을 열어주어야지.
도시의 밤, 밤하늘, 별빛들, 불빛들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어쩌면 지금 나는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가을 밤바다 위 홀로 떠있는 둥근 달님처럼
어둠과 함께 밤바다를 지키고 있는 것일지도.
그렇게 생각하니 끝없던 어두운 밤의 무게도
한결 가벼워지며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는구나
나는 밤을 바라보며 어둠 속에서 깨닫지
이 어두운 밤의 무게는 나의 삶의 목적과 이유를
상기시켜주는 둥근 달님의 묵직한 손길이라는 것을
그러니
걱정 말고
두려워말고
가슴과 마음을 활짝 열어도
괜찮다고.
아, 나는 한 마리 반딧불이 되어
저 거대하고 광활한 어둠 속으로 훨훨 날아가
푸근하고 따뜻한 빛으로 가득 찬 꿈속에서
마음껏 비행하다 지쳐 곤히 잠들 수 있기를
오늘 밤도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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