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사흘째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겨울비, 사흘째


눈이었다가 비였다가.

겨울은 북풍이 품은 습기를 종잡지 못하게 한다.

바람의 결이 낮아졌다.

옷감 속까지 냉기가 파고들어오지 않는다.

빗방울이 빗줄기로 바뀌면서

냉랭했던 겨울이 녹아내린다.

비가 길어질수록 겨울의 끝이 단축되리라.

사흘째 어쩌면 나흘째에도 겨울비가 이어질 듯하다.

솔잎이 푸르게 젖는다.

댓잎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소나기처럼 부산스럽다.

남겨뒀던 시름과 참아야 했던 시련들을

흐르는 빗물에 놔줘야겠다.

봄이 오기 전에 봄을 받아들여도

탈이 나지 않을 몸을 미리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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