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놈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잡놈

“썩을 놈, 맨날 고러케 살아라, 잡놈처럼.”

허기진 배를 채우려다 찰진 덕담 같은 욕을 먹습니다.

욕인데 들어도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악의가 담기지 않은 욕은 잘되라는 덕담입니다.

그래요. 나는 잡놈이었습니다.

잡초처럼 질기게 살아왔고

앞으로 마찬가지로 밟혀도 일어나고 일어날 겁니다.

썩어서 거름이 되면 어떻습니까.

잡풀을 기름지게 살려내는 값진 일인데.

잡놈, 참 괜찮은 욕입니다.

입꼬리가 올라가서 한참을 내려오지 않습니다.

오래 묵어 돼지 기름내가 찌든 국밥집에서

뜨신 국물에 엄지손고락을 담근 채 내다 주는

할매의 오래간만의 덕담을 배불리 먹고

참말 행복해지는 점심 나들이가 됐습니다.

“할매! 벽에 똥칠할 때까정 국밥 맨드쇼.”

나도 최악의 욕덕을 날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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