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엄마의 난청
같은 말을 몇 번을 해야 했습니다.
반응이 없어서 짜증을 부렸습니다.
그래도 무덤덤합니다.
왜, 대답이 없냐고 옆에 앉아서 손가락 끝으로
옆구리를 찌르고 나서야 멀거니 쳐다봅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생뚱한 표정입니다.
갑자기 왈칵 눈두덩이 아려왔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노쇠해져 가는 변화를
무심한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항상 나의 말에는 세심히 귀 열어주고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해줄 것이라는 맹신에
배신을 당하게 되리라 염두해보지 못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소리에 약해지고 있었을 겁니다.
나에게만은 알아듣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
귀를 기울였다는 것을 늦게야 알았습니다.
눈동자를 맞대며 이제부터는
당신의 언어를 내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