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을 바꾸자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차원을 바꾸자


찬바람이 살을 파고든다. 손끝의 시림이 다르다.

귀 데기가 얼고 몸의 떨림이 살벌하다.

한파경보가 내려진 이후에 얼어버린 눈은 녹지 않고

얼음에 막힌 배수구는 뚫릴 기미를 보여주지 않는다.

윙윙대는 바람소리를 피하며 장갑 낀 손으로 볼을 감싸고

미끄러지며 동동걸음으로 빙판길을 돌아가 보지만

강원도의 맹렬한 추위를 비껴갈 수는 없다.

벌교의 꼬막 바람과는 차원이 다르다.

보성 다원에 쌓여 찻잎을 적시던 눈발과는 급이 다르다.

같은 겨울의 북풍도 맞이하는 환경이 다르면

전달받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참지 말아야겠다. 회피하지 않아야겠다.

싫으면 싫은 내를 내고 행복하면 맘껏 행복감을 표현해야겠다.

한 줌의 감정도 낭비하지 않고 내 삶의 환경에 발고를 해야겠다.

감정을 누리는 차원을 바꿔 살아야 얕잡아 보이지 않는다.

눈치 보고 타협해야 하는 삶은

내가 누비고 살고 싶은 세상의 차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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