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빙선처럼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쇄빙선처럼


귀를 얼얼하게 포위하는 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봄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는 나무는

가지 끝에 물이 오르기 시작한 듯합니다.


나무의 간절함보다 먼저 겨울을 밀어내며

내 몸은 당신을 향해서 기울어 있는지 오래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여전히 모든 감각을 일으켜

반응을 하게 만드는 햇빛입니다.

가슴 안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돋워

살아가도록 제공되는 생명수입니다.


귓바퀴를 돌아나가는 바람이 곧 따뜻해질 것입니다.

쇄빙선처럼 아무리 단단할지라도

겨울을 깨며 당신에게로 가고 있습니다.


당신, 믿어주세요.

내가 품고 있는 생의 의지는 전부가

당신으로부터 샘솟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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