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이 넘치고 싶진 않아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개성이 넘치고 싶진 않아


평범하게 둥글둥글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좋아.

튀지 않으려 애쓰며 살고 싶어.

돋보이는 모난 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어.

너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됐다는 말이야.


너라는 세상을 알게 된 이전과 이후가

너무나 달라져서

깜빡 내가 어땠는지 잊어버리곤 해.


이마를 가로지른 두 갈래 깊은 주름이

신경질적일 거란 편견을 먼저 알렸고

작은 눈주름은 인상을 날카롭게 쏘아붙여

보는 사람의 심정에 두드러지게 닿았어.


지금은 어떠냐고! 말해 뭐해.

입꼬리는 치켜 올라가 이마에 걸려있고

골이 패인 주름 사이엔 웃음기를 파동처럼 번져내는

잔물결 주름이 점령군처럼 포진하고 있지.


쓸데없이 개성이 넘치고 싶지 않아.

너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든 일이 평평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