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그대가 신록처럼 들어온다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4월이면 그대가 신록처럼 들어온다
나무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4월이다. 연한 녹색의 이파리들이 갓난아이가 쥐고 있는 앙증맞은 손을 펴는 것처럼 피어난다. 4월의 새잎들은 나무가 피워내는 가장 신비로운 꽃잎이다. 어여쁜 빛깔과 향기를 가지고 있어야 꽃의 이름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오묘하게 눈을 사로잡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바라보는 눈에서 편견을 지워내면 사람도 꽃이 되고 나뭇잎도 꽃이 된다. 보는 눈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 꽃과 꽃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내가 바라보는 4월의 신록들은 모두 꽃이다. 새로운 세계를 향해 돋아나는 기대들이 제 각각의 모양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연녹의 꽃들이 발산하는 생생한 향기를 맡으며 숲길을 걷는다. 헤아릴 수 없는 잎 꽃들에 포위된다. 그대에게서 피어오르는 아찔한 향기에 굴복했던 첫 만남이 이랬다. 볼수록 깊이 빠져들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속마음에 숨어있던 열정이 그대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신록처럼 그대가 나를 점령한 순간이었다. 그대를 볼 때마다 나는 4월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