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수리공
시계를 손목에서 풀어놓을 때마다
가슴이 허전해집니다.
시간을 놓아주며 살아왔습니다.
옹이로 박힌 기억들을
달리 빼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살 속을 깊이 파고들어있는 상처의 깊이는
감히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반복해 난 생채기에 진물이 마르면
아문 살갗이 자꾸 두께를 단단히 해갑니다.
시곗바늘의 회전 주기에 맞춰
마음이 고장 나지 않게 살아볼 궁리를 하는 것이
고작 나에게 주는 보상이었습니다.
살아가는 내내 시간을 풀어주는 것은
살아온 자국 속에 있는 사람을 놓아주는 것입니다.
마모되어 제 역할을 못하는
시계의 부속품을 갈아주듯 살아갈 시간이
제대로 기능을 하도록 수리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