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싫어할 권리
권리는 행사하는 것이고 누리는 것이다. 따라서 의무와는 반대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 의무는 포기할 수 없지만 권리는 포기할 수 있다. 누리지 않는다고 누가 뭐라고 시비를 걸지 않는다. 권리는 자신의 이익과 편리를 위한 것이지 남을 나보다 더 이롭게 해주는 것도 아니다. 의무가 공공의 이익과 안정을 우선하는 것과는 다르다. 의무가 강조되던 시대는 지났다. 권리가 득세를 하는 시대다. 사람들은 해방감에 취했고 어깨를 으스대며 살게 되었다. 좋은 시대인 것은 맞다. 그러나 지나친 권리의 주장이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자유방임의 세태를 만들어냈고 집단의 권리 행사는 폭거로 치닫게 되었음을 간과할 수가 없다. 지켜야 할 마땅한 의무가 소홀해진 권리가 막장의 세계를 건설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맹렬하게 달려든다. 권리가 권한이 되면 안 된다. 권한은 권리가 미치는 범위다. 권리를 권한처럼 해석해 맘껏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해 사용하려 하기 때문에 권한 밖의 타인이 상처를 받게 된다. 타인과 타인의 집단을 소외시키려는 어떠한 상식 밖의 왜곡된 권리 주장에도 나는 엄중히 반대한다. 나에게, 우리에게는 나쁜 권리를 싫어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