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루이에게
가벼운 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너를 만나러 가는 내내 설렘과 불안이 혼재되었었다.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만만하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망설임과 기대감. 혼란과 정돈이 머릿속을 돌고 돌아 행동으로 변할 때까지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그러나 단번에 빠져들고 말았다. 너를 본 순간, 그동안의 복잡한 심리적 갈등과 변화는 기억나지도 않게 되었다. 한 줌이나 될듯한 너를 안고 집으로 오는 길에는 여전히 살갑게 흰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눈발이 연결하고 있는 2월의 어느 날 가족이 탄생되었다.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바뀐 환경에 어리둥절해진 너의 눈동자의 떨림을 보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너의 울음소리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초보 부모라서 일 초 일 초가 긴장이었다. 첫 아이를 맞이하던 삼십여 년 전의 그때로 돌아간 듯 두려움과 벅참이 족쇄처럼 채워졌다. 이별의 상실들에 길들여지기만 했던 시간이 물러나고 다시 만남을 위해 해야 할 임무가 생겼다는 것은 혁명과 같은 일이다. 죽어가고 있는 나무가 다시 물을 빨아들이고 새잎을 틔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너는 나에게 봄이다. 새로움을 받아들이게 힘을 주는 봄이다. 말라가던 감정에 물이 오르도록 마음을 덥혀주는 기운찬 봄이다.
어쩌면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여러 번 생길지도 모르겠다. 사람과 사람의 통함도 어깃장이 나는 것이 순간순간 일어나는데 사람과 반려견의 관계는 오죽할 것이겠는가. 그러나 서로에게 의지가 된다면 말이 아닌 텔레파시의 이능이 발휘될 것이라 믿는다. 탈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한 번도 말썽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함께 가족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한 순간부터 너의 기대와 나의 기대가 같을 것이다. 내게로 온 너에게 나는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으로 대할 것이니 너는 솜뭉치가 물을 빨아들이듯 내 품에 안겨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