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해야 탈태가 된다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환골해야 탈태가 된다

출근을 하면서 매일 듣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출연자나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은 제각각의 논리와 주장을 서슴없이 합니다. 뭐~ 당연한 것이란 걸 인정합니다. 자기 논리와 주장이 없다면 애써 방송에 섭외가 되어 이런저런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객관성이 없어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요. 일방적이고 독단적이거든요. 오로지 자기편, 자기 진영만 절대 선이라고 우겨요. 특히 극단적 우 편향에 몰빵된 측이 더 그렇더라고요. 환골도 하지 않고 탈태한 것처럼 그럴싸하게 말만 하는 사람들이 제일 지겨운 부류라는 것을 모르더라고요. 말을 막 해 대더라구요.” 어제는 오랜만에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못 했던 막말을 나도 했습니다. ‘다시 연락하지 말자’고. 술에 취하면 실수를 간혹 하게 되지만 망설이다 하지 못하고 있던 일도 서슴없이 마무리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뼈를 뒤트는 아픔이 없이는 할 수 없었던 일을 실수라고 허물을 씌우고 저지릅니다. 지워야지, 버려야지 하면서 가지고 있었던 전화번호를 수신 차단하고 삭제해 버렸습니다. 나와는 다른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와 그녀들에게는 내가 접근하지 못하는 고차원의 이상세계가 있다고 믿어 주고 싶더라고요. 맺었던 관계를 놔줘야 할 때를 너무 오래 지나쳐 왔습니다. 오늘 라디오 출연자는 조금 다르더군요. 뼈아픈 자기반성을 했습니다. 모든 잘못을 다 저질렀다고.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한다고. 진심인지 그냥 그런 척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말만은 그대로 믿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도 이전의 태도와 생각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궁극적인 미련을 놓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끊어야 할 인연을 작정하고 밀어냅니다. 관념의 탈태를 해내고 싶습니다. 휴대폰에 남겨져 있던 문자와 SNS의 흔적들을 영구히 삭제하면서 가슴에 흩어져 있던 아쉬움의 잔해들도 지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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