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서있는 나에게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뒤돌아 서있는 나에게


지나감을 돌이켜내지 않으려 애쓰지만

한순간마저도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앞을 보고 있으면서도 뒤로 돌아서 있는 듯하다.

그만큼 애틋하고 고된 시간이었을 것이다.

오늘은 오는 듯 마는 듯하더니 새벽만 요란하게

한차례 흔들다 여명에 밀려버린 빗소리에 일어나

서늘한 등 뒤의 어둠을 양팔로 보듬어 안았다.

미래를 살기 위해 감춰둔 아픔들이

스멀스멀 척수에 스며들어왔다.

잊겠다고 멀리했던 그리움이 어깨 위에 앉아서

목 결림을 심각한 수준으로 소환하는 것이었다.

살아온 시간 전부를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그때나 지금이나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아무나 믿어주진 않을지라도 나만은 인정해야 한다.

팔을 교차해 닿을 수 있는 어깻죽지를 토닥여 준다.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거기까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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