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깨꽃이 피고 있습니다
대를 밀어 올린 참깨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한 번쯤 태풍이 왔다 가면
장마전선이 서너 번 위도를 오르락였을 겁니다.
봄 가뭄이 언제였냐는 듯 폭우가 마른땅을 질척이게 할 즈음
폭염의 습도를 품고 깨꽃이 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꽃잎은 극한 환경을 아름답게 승화시킵니다.
땀을 흠뻑 흘리면서도 불쾌감을 이겨내고
깨꽃의 선명함에 눈이 시원합니다.
삶의 고됨은 몸상태를 피폐하게 만들지만
진땀이 증발한 살갗에 소금꽃이 피어나듯
고난에서 벗어나면 마음이 정화가 됩니다.
비에 흠씬 젖어있다가 작열하는 땡빛에
꽃잎을 말리는 참꽃이 내 몸의 마디 마다에서도
강인하게 피고 있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