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했습니다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첫눈에 반했습니다


살갗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돌오돌 일어나는 땀구멍들이

부끄러운지 슬며시 붉어졌을 겁니다.

사랑을 일으키는 감정은 찰나라는 지점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보고 헤어짐을 반복하며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겠다는,

조건을 맞추고 갖음과 없음의 저울추를

당연한 듯 가늠하는 부질없음을

당신을 보는 절대로 짧지 않은 순간에

우주의 진리를 발견해내듯 모두 깨달아야 했습니다.

무척 많은 날들을 당신을 만나기 위해

실체 없이 그리워하며 살았나 봅니다.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근원이 없는

기다림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애태움 들은 예감처럼

그날의 한 순간에 쏠려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보자마자 외롭다고 불태우며 지내야 했던

전부의 날들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운명인 듯 숙명처럼 첫눈에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전 03화취향대로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