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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Oct 15. 2024

가을 나기

새글 에세이시

가을 나기


이번 가을부터는 쓸쓸할 틈을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번잡한 세상사를 주저 없이 회피해야 하고

넉넉지 못한 하루살이를 고적함에 머물게 할 여유가 없습니다.

저녁 무렵부터 시작한 비가 색이 바래가고 있는 

플라타너스 나뭇잎과 이별을 작심한 듯 대치중입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빗줄기가 머뭇거리고 있는 나무들에게 

단풍 들게 할 결심을 굳힌 듯 굵기를 더합니다.

고독을 느끼고 싶지만 가을 맞기에 분주한 마음이 몰입되지 않습니다.

온종일 따라다니던 불순한 감정의 응어리들이

이불속으로 따라 들어와 불면을 조장하지 않도록

망각의 순서를 정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올해의 가을에는 필요 이상의 외로움에 일상이 상하지 않도록

감정에너지가 최대한 방출되기를 재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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