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아직 사람의 형태를 그리지 못했다.
“자 동그라미를 그려. 그리고 눈 그렇지 그리고 코~ 그리고 입. 우와 잘했다"이렇게 그림을 그렸었다.
어느날 처음으로 한 아이가 색종이에 그림을 그려왔다. "선생님 그린거래요. 저는 하나도 안 도와줬어요"하고 옆 반 교사가 말한다. 아주 동그란 모양에 눈, 코, 입이 그려져있다.
“우와 이거 혼자 그린거야? 너무 고마워"
다른 반 교사를 그린 것은 동그라미가 조금 더 길었다. 내가 살이 쪄서 그런지 유독 동그란 모양이었다. 이상하게 나랑 닮은 그림에 웃음이 나왔다.
선생님을 그려준다며 사람이 아닌 것 같지만 열심히 그리는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은 너무나 귀엽다. 종이가 조금 찢어졌다며 집에서 스티커를 붙여오겠다는 녀석. 다음날 예쁜 스티커를 붙여서 가지고 왔다. 첫 편지는 그렇게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었다.
졸업할 때가 다가오니 아이들의 그림 실력은 점점 늘어났다. “선생님 그려줄게요”하고 말하더니 “너무 귀엽게 그렸죠?”하고 말한다.
“응 너무 귀엽게 그렸네?”하고 말하니 “옆에 저 그려주세요”하고 말한다. 그려주니 얼른 벽에 가서 그림을 붙인다.
다른 친구가 자기를 그려주니 “나는 뚱뚱하지 않아. 날씬하게 그려줘”하고 말한다.
아이들의 첫 그림에 감동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