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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미운오리 Dec 21. 2024

기적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아닐까?

실화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

간절히 바라면 기적처럼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50년 전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 필로미나에게도 그런 기적이 일어날까요? <필로미나의 기적>은 2009년 출간된 <필로미나의 잃어버린 아이>를 원작으로 한 실화 영화입니다.  종교와 천 파운드만 있으면 입양이 가능했던 시절, 엄마인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강제 입양으로 아들과 헤어진 엄마 필로미나, 그녀는 아들을 만날 수 없었지만 그녀로 인해 아일랜드 미혼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니, 그건 기적이라고 해도 될까요?

   


십 대 시절 아버지에 의해 수녀원에 맡겨진(어쩌면 버려진) 필로미나, 그곳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스스로가 원한 것도 아니었지만, 가장 힘든 세탁실에서 일했기 때문이었지요. 필로미나는 수녀원을 나갈 수 없었습니다. 갈 곳이 없기도 했지만, 그곳에서 나가려면 수녀원에 큰돈을 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됩니다. 순결을 잃어버린 그녀는 속죄해야 할 죄인이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아이를 만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절망에 빠뜨린 건 아이를 만날 수 있는 짧은 시간조차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수녀원에 의해 강제로 입양이 되었기 때문이었지요.


평생을 그리워하며 가슴에 묻어 둔 아들, 필로미나의 딸은 엄마에게 아들을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그 여정에 공직에서 퇴출당한 전직 기자 마틴이 함께 합니다. 휴먼드라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냉철한 마틴, 하지만 필로미나와 함께 하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 가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이 대부분의 인간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화재로 아들 앤소니에 대한 모든 자료가 불타고 없다는 수녀원, 필로미나가 이제는 아들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아들이 입양된 미국에선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전직 기자 마틴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렇게 둘은 앤소니를 찾기 위해 미국으로 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들 앤소니가 이미 사망했음을 알게 됩니다. 아들도 엄마를 그리워하며 살았을까, 궁금했던 필로미나의 물음에 답을 해줄 아들은 이젠 없습니다. 평생을 죄인으로 살면서 가슴에 묻어두어야만 했던 아들, 필로미나의 슬픔과 고통이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자신과 함께 살았다면, 이렇게 멋지게 살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필로미나, 영국으로 돌아가려던 필로미나는 아들의 삶이 조금 더 알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아들이 사랑했던 사람을 만나게 된 필로미나는 상상할 수조차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다시 수녀원을 찾아간 필로미나와 마크, 마크는 분노합니다. 왜 수녀원에서 필로미나와 아들의 만남을 막았는지에 대해..., 하지만 필로미나는 용서한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며 살지는 않겠노라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필로미나의 기적>은 2009년 출간된 <필로미나의 잃어버린 아이>를 원작으로 한 실화 영화입니다. 종교와 천 파운드만 있으면 입양이 가능했던 시절,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강제 입양으로 아들과 헤어진 엄마 필로미나, 그녀는 아들을 만날 수 없었지만 그녀로 인해 아일랜드 미혼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니, 그건 기적이라고 해도 될까요?


이 영화는 아들을 찾는 엄마의 이야기지만, 어쩌면 종교와 믿음 그리고 신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평생 동안 순결을 지켰기 때문에 신에 가까워졌다고 말하는 수녀들, 그리고 미혼모였기에 평생을 속죄해야 할 죄인으로 살아온 필로미나, 평생을 그리워했던 아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도 단지 미혼모였다는 이유로 만날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던 필로미나, 그녀는 거짓말로 아들을 만날 수 없게 만든 수녀를 용서합니다. 영화가 끝나면 과연 누가 신에게 가까워졌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기적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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