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케이지 <피그>
어느 날 밤 갑자기 숲 속 오두막에 괴한들이 들이닥칩니다. 그들은 돼지 한 마리를 훔쳐 달아납니다. 돼지 브랜디는 송로버섯(트러플)을 채취하며 살아가는 롭의 동업자이자 반려동물입니다. 그들은 왜 돼지를 훔쳐 간 걸까요? 뭔가 특별해 보이는 롭, 그의 정체도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영화 <피그>, 이 영화는 롭이 자신의 반려동물이자 동업자인 돼지 브랜디를 찾아가는 이야기이자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롭 그리고 아버지를 무서워하면서도 인정받는 아들이 되고 싶었던 푸드 바이어 아미르가 '나'를 찾아가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세상과 단절한 채 송로버섯(트러플)을 채취해 살아가고 있는 롭, 그의 곁엔 예민한 후각으로 기가 막히게 트러플을 찾아내는 돼지 브랜디가 있습니다. 그를 찾아오는 유일한 사람은 푸드 바이어 아미르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이야기도 나누지 않는 롭, 아미르는 숲속에 혼자 사는 그에게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롭은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도대체 왜 이 숲속에 혼자 살고 있는 것일까요?
영화는 롭이 돼지를 찾아 15년 만에 도시 포틀랜드로 가는 이야기인 1장 '시골식 버섯 타르트', 롭이 예전에 자신이 살던 집과 모든 이들이 존경해마지 않던 셰프로 일했던 핀웨이 식당을 찾아가는 2장 '엄마표 프렌치 토스트 & 해체주의 가리비 요리', 롭이 혼자 숲 속 오두막으로 돌아가 아내가 생전에 남긴 노래를 듣는 3장 '새 한 마리, 술 한 병, 그리고 소금 바게트'로 구성되어 전개되는데요. 각 장의 제목만 보면 마치 요리 영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돼지 브랜디를 찾기 위해 15년 만에 숲에서 나온 롭, 돼지를 훔쳐 간 사람들은 찾았지만, 그들은 이미 누가 그 돼지를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그 사람이 검은색 차를 타고 도시에서 왔다는 것뿐입니다. 롭은 아미르에게 자신을 도시로 데려가 달라고 말합니다. 새로 돼지 한 마리를 사면 되지 않냐는 아미르에게 롭은 돼지 브랜디는 다른 돼지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이 있으며, 새 돼지를 길들이느라 한 시즌을 놓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르는데, 롭은 도대체 어떻게 돼지 브랜디를 찾겠다는 것일까요?
포틀랜드 시내로 나온 롭은 식당 종업원을 상대로 30년 동안이나 파이트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에드거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롭은 모든 이들이 존경해마지 않던 셰프였던 시절의 이름인 로빈 펠드로 대결 상대가 되어 링에 올라가지만, 흠씬 두들겨 맞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돼지 브랜디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롭이 돼지 브랜디를 찾기 위해 간 곳은 유명한 핀웨이 식당, 그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핀웨이는 예전에 롭이 데리고 있던 견습생으로, 매번 파스타를 너무 삶아서 쫓겨난 인물이었습니다. 롭은 핀웨이의 꿈이 대중이 열광하는 최첨단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 영국식 펍을 여는 것이었음을 기억해 냅니다. 핀웨이의 요리는 진짜가 아니며, 평론가도 고객도 핀웨이조차도 진짜가 아니라 말하는 롭, 롭은 본인조차 보지 못하는 핀웨이에게 "신경 써야 할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라고 말하는데요. 롭의 이야기를 듣는 핀웨이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집니다. 핀웨이를 통해 돼지를 빼앗아 간 사람이 아미르의 아버지 다리우스임을 알게 된 롭, 롭은 돼지 브랜디를 찾아 다시 숲 속 자신의 오두막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영화 <피그>, 이 영화는 롭이 자신의 반려동물이자 동업자인 돼지 브랜디를 찾아가는 이야기이자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롭 그리고 아버지를 무서워하면서도 인정받는 아들이 되고 싶었던 푸드 바이어 아미르가 '나'를 찾아가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빠져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가는 롭, 늘 바쁜 아버지와 우울감에 시달리다 자살 시도를 한 엄마로 인해 상처받은 삶을 살아가는 아미르, 잘 나가는 사업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 어떤 이야기도 나눌 수 아내를 보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아미르의 아빠 데리우스, 그들은 그 모든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