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 라이어> 데이팅 앱과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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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라이어>는 데이팅 사이트를 통한 만남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는 웹 채팅을 보여 주지만, 앱 채팅도 방법만 다를 뿐 사건이나 내용은 비슷하다.
온라인 채팅을 통한 만남은 보편화되었고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이용하고 있다. 그에 따라 온라인 채팅 만남에서 비롯된 범죄도 다양해지고 있고 그 숫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내가 법률상담을 통해 체감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는 성범죄이고 사기죄도 많이 문제 된다.
* 이하 스포 있음
영화 <굿 라이어>의 주인공은 남자와 여자 모두 약 80세의 노년이다. 데이팅 앱이나 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입을 하고 프로필을 완성해야 하는데, 프로필을 잘 꾸며야 이성으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고 당연히 만남의 기회도 높일 수 있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담배를 피우면서 프로필을 작성 중인데 ‘non-smoking’을 선택한다. 여자도 술을 마시면서 프로필을 작성하고 있지만 ‘non-drinking’을 선택한다. 영화처럼 데이팅 앱 프로필을 이 정도 속이는 것은 부지기수다. 실제 이것만으로는 법적으로도 문제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데이팅 앱에서 어느 정도 속이면 처벌을 받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개인 간에 인적사항을 속이는 것만으로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내가 상대방한테 나에 대해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필을 가짜로 만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신분을 속이는 방법에서 위법과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출신 학교를 속이기 위하여 졸업증명서를 위조하면 당연히 문서위조죄 및 동행사죄(위조문서행사죄)로 처벌받는다.
신분을 아예 속이거나 내 소개 중 일부분을 허위로 말하는 것은 모두 목적이 있다. 단순히 상대방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 출신 학교, 직업, 심지어 기혼 상태를 숨겼다고 해도 그 자체로는 형사처벌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인적사항을 속이고 심지어 기혼인데 미혼 행세를 하면서 상대방의 호감을 산 뒤 상대방과 교제를 하고 성관계까지 가졌다면 민사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특히 데이팅 앱에서 기혼 상태를 숨긴 경우에는 성관계 목적이 태반이기 때문에 민사상 불법행위가 되고 위자료 책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유부남인 사실을 속이고 교제한 사건에서 판례는 1,50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유부남이 미혼 인척 속이고 미혼의 여자와 교제를 하고 성관계를 한 경우에 여자가 입는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 판례는 이렇게 설명한다.
민법에서 말하는 ‘기타 정신상 고통’에는 ‘상대방을 독신으로 알았으나 사실은 혼인관계가 유지 중에 있어 자기 자신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내연녀나 불륜관계가 됨으로써 입게 되는 정신상 고통’이 포함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혼 상태를 숨기고 결혼까지 하는 엽기적인 사건도 있는데 이 경우에 속아서 결혼한 후혼은 중혼으로서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하고, 기망에 의한 혼인으로도 혼인을 취소할 수 있다.
사례를 보면 상대가 미혼 상태를 속인 것은 아니지만, 직업, 학력, 성 정체성, 불임 여부 등을 속이는 것은 일반적으로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모두 기망에 의한 혼인으로서 취소할 수 있지만 주의할 점은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기망당한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취소할 수 없다. 실제 3개월은 굉장히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기간이 지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혼인을 취소해야 할지 말지 고민 좀 하다 보면 3개월은 그냥 지나간다.
데이팅 앱을 통한 만남은 상대방이 속이기로 작정하면 솔직히 답이 없다. 실제 만남까지 가는 경우에는 대화를 통해 본인 능력껏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교제뿐만 아니라 돈을 빌려주는 것처럼 나의 적극적 행동이 필요하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맺을 계획이라면 가급적 그전에 객관적 증거를 가지고 상대방이 한 말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에도 상대방이 문서까지 위변조 해가면서 속인다면 그것을 알아내는 건 솔직히 힘들다. 대화를 통해 나의 촉을 높이는 것이 방법이라면 방법.
영화 <굿 라이어>는 여자와 남자 모두 자신의 신분을 속였다. 남자는 돈 많은 여자들만 찾아서 접근한 뒤 돈을 가로채는 전문 사기범이고, 여자는 60년 전에 남자로부터 강간을 당한 피해자였다. 여자는 남자한테 복수를 하기 위해서 남자의 사기 수법을 미리 알고 일부러 남자한테 속은 척 접근한 것이다. 영화의 두 주인공에게 범죄가 성립하는지 살펴보면 여자는 결과적으로 돈을 빼앗기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한테 사기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를 상대로 과거의 범죄에 대해 복수를 하는데, 법적으로만 보면 현대 사회는 사적 복수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여자가 복수로서 행한 남자의 신체에 대한 침해는 범죄가 된다.
<굿 라이어> & 데이팅 앱과 범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