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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림 Jun 10. 2023

기획은 내가 할게, 글은 누가 쓸래?

콘텐츠로 PR하는 주니어 이야기 #두 번째 과제

여러분 없이 난 못 살아

기업 블로그 담당자가 되어 멱살 잡고 끌고 간 지 4개월쯤 됐을 때였어요. 없던 담당자가 생겼으니 당연히 죽어있던 블로그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죠. 전성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회사의 비전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성의 인터뷰 콘텐츠부터 기술 조직의 개발 이야기, 조직문화를 담은 콘텐츠 등 다양한 글이 주 1회 이상 업로드되었어요.


아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가 끊이지 않고 발행될 수 있도록 값진 도움을 주고 계신 블로그 필진 여러분께 말이죠.

감사해요. 당신들 소중해. @unsplash


기획자이거나 작가이거나 에디터이거나

블로그에서 발행되는 글은 출신이 다릅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제가 기획하고 글을 쓰고 발행 버튼까지 누르는 친구들과, 유관 부서에서 기획하고 글을 쓰면 제가 교정 교열 등 검토해 발행 버튼을 누르는 친구들로요.


글의 주제와 흐름이 블로그의 정체성과 잘 맞는지, 회사 브랜딩을 헤치는 표현이 없는지 등 거시적인 부분부터 제목 길이, 요약문, 검색 엔진 최적화(SEO), 맞춤법, 어미 등의 자잘하지만 소중한 영역까지. 마지막으로 꼼꼼히 점검합니다. 제 손을 거치지 않고 나가는 글은 없다고 감히 말해볼게요.

블로그 콘텐츠의 삼신 할미? @tvn


필진이 더 필요해

다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필진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필진, 왜 필요할까요?

가치를 창출하는 미디어로 만들고자 한다면, 우선 꾸준하게 콘텐츠를 쌓아두는 게 필요합니다. 배고플 때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는 밥통의 밥처럼 양질의 콘텐츠요.

전문적이고 다양한 주제의 글을 위해서도 필진은 필요합니다. 뼛속까지 문과인 제가 앱 개발 이야기를 쓰는 것은 다시 태어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니까요.

콘텐츠 잘하기로 소문난 토스의 온드미디어 ‘토스피드’에는 등록된 작가만 총 70입니다. @토스피드


당시 블로그 정기 필진은 세 팀이었어요. 유튜브 영상 제작팀에서 영상을 2차 가공해 만든 글, 입점 브랜드를 부스팅 하는 팀에서 준비하는 브랜드 인터뷰, 개발조직에서 작성하는 기술 블로그가 많게는 격주로, 적게는 월 1회 발행되고 있었어요. 모두가 본업으로 바쁜 와중, 우리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는 니즈 하나로 블로그를 찾아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의(서비스 론칭 등?)를 위해 발행 일정이 딜레이 되는 경우도 빈번했습니다.


고민이었어요. 인간인지라 기획 아이디어와 근성을 모두 끌어와도 제가 발행하고자 세팅한 목표 할당량까지는 역부족이었어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혹시 블로그에 글 쓰고 싶은 분 없나요?

친정(이동 전 근무했던 팀으로 입점 가불가 심사와 상세 페이지 심사를 진행합니다.) 사람과 점심을 먹고 있었어요. 새로 생기는 비즈니스 블로그(예를 들자면 배달의민족 사장님 광장, 토스 피즈니스피드)에 필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하더군요. 저거다! 싶었습니다.


“저기.. 혹시 블로그에 글 써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프로님 아니고 팀 내 다른 분이라도 괜찮아요! 제가 다 맞춰드리겠습니다.”

영업했고,

“오 아주 좋죠! 블로그 글은 말랑말랑하니 편하게 글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성공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획을 문서로 정리해 미팅 요청을 드린다 점찍어두고 당장 팀장님께 달려갔어요. 당시 팀 차원에서 받은 과제가 있었어요. ‘핵심 전략 5가지 키워드를 유의해 고루 PR하라’가 그것이었죠. 항상 부족해서 고민이었던 전략 한 가지를 이 팀의 인사이트를 담은 콘텐츠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당장 진행시켜!” 오더가 떨어졌습니다.


설득의 기술

지금까진 필진으로 참여하고 싶은 팀에서 기획서를 가져와 어떻게 하면 블로그에서 연재가 가능할지 함께 조정했습니다. 이젠 제가 나설 차례였어요! 개인의 성과로 측정되지도, 그 흔한 사내 커피 쿠폰 선물도 없는 리터럴리 ‘열정페이’ 블로그 글쓰기가 어떻게 그들의 업무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줘야 했습니다. 시리즈로 유지를 하기 위해서 로도요.


심사팀에서 심사 업무의 전문성, 안전성을 외부로 알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 욕망을 파고들어 시리즈 주제, 콘셉트, 타깃, 회차별 소재 예시 및 발행 주기 등을 준비해 미팅에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심사팀의 시리즈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미팅에 준비해 간 기획안!


에디터는 필진의 페이스메이커

지금까지 총 7편의 시리즈가 연재되었어요. 고백합니다. 첫 화를 발행하고 ‘이거 지속할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시리즈의 뼈대를 그리며 상상했던 글과 처음 필진으로부터 받아본 글의 초안은 아주 달랐거든요.

대대적인 공사를 거친 후 글을 발행했는데요. 공사 과정에서 어렵게 모신 필진이 열심히 쓴 글을 해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진은 글과 친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챙겨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새로운 필진과 함께하면서 필진 가이드를 더 고도화했네요.


초기 3화까지는 블로그의 방향성과 시리즈의 의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덕분에 회차가 거듭될 필진의 초안은 블로그라는 몸에 어울리는 옷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획부터 공급자 발굴, 섭외, 관리까지. 모두 제 손으로 이뤄낸 첫 필진, 시리즈 콘텐츠라 그런지 애정이 많이 갑니다.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로 글을 워싱하고 발행하고 있어요!


다음 화 예고편 : 일단 쓰긴 썼는데, 쓰는 게 다가 아니다? 홍보가 필요해!


<콘텐츠로 PR하는 주니어 이야기>
프롤로그 : 내 직무는 블로그 키우기
1화 : 블로그 오리지널 시리즈를 발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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