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21
귀가 아릴 만큼 쉼 없이 울어대는 매미소리,
무더운 뙤약볕 아래 내려앉은 습한 공기.
얼굴과 등 뒤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수많은 발자국들이 한 자리에서 오래 머무르다 떠났다.
셀 수도 없이 놓여진 국화와 편지, 그리고 애도.
이곳에 '그는 곧 나'라고 여기는 많은 이들이 모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에게 물었다.
슬퍼한 다음에 무엇을 할 거냐고.
230902
"선생님, 선생님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저도 사범대랑 윤리교육과에 가려고요."
"오, 그럼 ○○이를 교단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리 서로 동교과 동료교사 되는거야? 정말 환영이야-"
우리의 교육을 지키자는 추모 집회에 가는 길,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던 과거의 시간을 떠올린다.
'지금의 나는 그 때와 같은 마음으로 그 학생을 응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교실이 행복하다'는 교사들 사이에서 흔히 회자되는 말도 함께.
보호받지 못한 채 교실에 서는 현실, 예고 없이 쏟아지는 무분별한 민원과 고소, 그 불합리한 구조 안에서 스스로를 먼저 검열하며 살아가는 각자도생.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이 병들고 하루하루 사라져간다. 그 상실과 고통의 무게가 우리 모두의 어깨에 계속해서 더해지고 있다.
위축된 교육 활동과 홀로 이겨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복을 온전히 나누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 과정 속 선량한 학생과 학부모들도 그 고단함을 나눠가지는 중이다.
"교사의 일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이 일은 분명 보람이 있어.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분명히 말이야- 아이들이 방황하고 실수하며 고민하는 시간들을 함께 겪고, 그들을 가르치고 위로하며 서로 존중하고 같이 성장해나가는 그 모든 순간에 우리의 행복이 있어."
나는 이 말을 다시, 의심 없이 말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오늘 이후의 교실에도 행복이 깃들도록, 교사가 되고 싶은 제자들을 기꺼이 응원할 수 있도록, 공교육 정상화를 갈망하는 여름보다 뜨거운 목소리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