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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진짜 이사를 했다. 가족들이 살림살이를 가득 싣고 내가 있는 동네에 왔다. 오직 나에 대한 사랑 하나만으로. 밥통은 없어도 책상과 불빛은 있어야 하는 아이라며 그 무거운 것들을 이고 지고 오셨다. 잘 되는 것보다 잘 살면 되는 거라고, 너를 믿는다 고개를 끄덕이셨다. 좋은 사람이 될게요. 속으로 몇 번을 다짐했는지 모른다.
함께 첨성대를 걸었다. 하늘이 주황빛이었다가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모든 게 거짓말같았다. 그러면서도 그림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미 모든 것을 가진 사람. 모든 것들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만이 이번 생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긴 모험의 시작이다. 어제는 꿈이었고 이제는 현실이 된 일. 반드시 넘어질 것이고 우는 날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래도 이제는 전보다 조금 더 지혜롭게 어둠을 지나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즐거운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곁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