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혹성 Aug 02. 2022

약속을 똥 취급하는

가족 일상 1 : 남편의 미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휴가철이다.  

간밤에는 열대야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내일 아이들하고 애견카페에 가서 실컷 놀다 오려면 푹 자야 하는데......'

    

어느새 이른 아침이 되어서 일어나 보니 남편은 더 일찍 일어나서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 휴가 하루를 본인을 위해서 보내고 늦게 귀가했던 터라 피곤할 터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왠지 느낌이 싸~한 게 ‘설마 어디 다른 데 가는 건 아니겠지’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어디~~~ 가”?라고 

남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시댁 식구들이랑 파주에” 

나는 어이가 없어서 다시 물었다.

“애견 카페에 가보자고 했잖아”? 

남편은 잠시 멈칫하더니 파주에 갔다 와서 가면 된다고 말을 했다. 

기가 찼다. 애견카페가 코앞도 아니고 차 타고 1시간 30분을 가야 하는데 언제 가서 

언제 놀다가 언제 오냔 말이다.

남편은 ‘아니면 다음에 가면 된다면서 시누가 기다리고 있다고’ 나가 버렸다. 

    

화가 났다. 

남편은 언제나 그랬다. 가족 간의 약속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니면 내 말을 한 귀로 듣고 다 흘려버리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내가 재차 일정을 확인시켜줘야 했던 것일까?

나와 아이들과의 약속은 언제나 똥 취급을 받는다는 느낌이 다시 들었다. 

    

남편은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그 어떤 행동도 이해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나는 남편에게 조용히 말해주고 싶다. 

이렇게 약속을 똥 취급하다가 나중에 당신 똥 취급받는다고...... 

    


작가의 이전글 나비를 꿈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