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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책방 Apr 17. 2024

그럭저럭 괜찮다.

‘내가 행한 최고의 선행’이라는 주제에 글쓰기를 포기했다. 길에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 찾아주기, 길을 모르는 행인 도와주기, 초록우산에 정기 후원하기, 친구의 고민상담에 진심으로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기 등. 최고의 선행이라기엔 보잘것없어 보였다. 누구나 하는 선행 말고 좀 더 특별한 일이 없었나. 생각해 보니 ‘선행’이 아니라 ‘최고’라는 단어에 꽂혀 있었다. 유퀴즈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누가 봐도 훌륭하고 굉장한 사건을 말해야 할 것 같은데 난 그런 일이 없다. 그래서 쓰지 않으려 했다.   


       

생각을 거듭하다 보니, ‘나에게 먼저 선행을 베풀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한 선행도 다른 사람이 했다면 분명 훌륭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되도 않는 높은 잣대로 나 자신에게 만족하며 살아본 적이 거의 없다. 아이에게는 너는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수없이 말해주면서 정작 나에게는 그런 말을 해준 적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도 없다. 같은 일이라도 내가 하는 일은 모두 보잘것없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내 단점, 잘못, 후회되는 일이라면 자신 있게 글을 썼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직까지 실천한 적 없는 ‘최고의 선행’을 나에게 해주고 싶다.

“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소중한 사람이야.”

오늘은 조금 더 관대하고 다정하게 나를 바라봐주며 하루를 시작하자. 그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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