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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 허브 Apr 11. 2021

왜 경제적 자유가 필요할까?

파이어족의 빠른 은퇴와 가치투자

작은 세계 간의 충돌


우리는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을 하면서 산다. 나는 좋은 생각으로 괜찮은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의도와 행동을 다르게 받아들일 때가 많다. 서로 문화나 관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명 간에 충돌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 각자 살아온 배경과 사고방식이 다르고 다른 필터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부딪치는 사람에 따라서는 서서히 압력이 증가하다가 가끔씩 격렬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인성이 안 좋거나 적극적인 업무 자세, 력이 부족한 사람들 때문에 직장 스트레스가 발생하는데 보통은 인성이 좋지 않으면 나머지 사항들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사람을 상급자나 하급자로 만나면 회사생활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사람은 현실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게 된다는데,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도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스트레스를 견디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파이어가 가능한지 계산이나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에 엑셀을 돌려보았고 실제 은퇴에 필요한 자금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파이어 조건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들을 엮어서 집필하게 되었다. 평소 투자와 관련한 책을 쓰기 위해서 생각을 틈틈이 정리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일찍 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것도 파이어족과 관련한 내용이라고는. 참으로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싫은 일에서 오는 고통 피하기 vs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기


행동주의 경제학으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1979년, 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에 따르면 투자 수익에서 오는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고통이 2~3배는 크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쾌하지 못한 상황으로 인한 고통이 좋은 경험에서 오는 행복감보다 3배 이상 더 크면 컸지 작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겪음으로써 오는 고통이 하고 싶은 것을 해서 얻는 기쁨보다 10배는 더 큰 것 같다.


일반적으로 파이어족은 극단적인 절약을 통해서 년 생활비의 25배를 모아서 조기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이러한 접근방식을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파이어족 내지는 예비 파이어족일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극단적인 절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궁색 맞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고, 다른 이유는 현재를 즐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파이어족의 대척점에 욜로족이 있는 이유다.


파이어족과 욜로족은 극단적으로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한 번 사는 인생 행복하게 잘 살아보기 위한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또한 필요한 자본 이외의 자금을 더 마련해서 생활에 여유 있는 파이어족이 되거나 은퇴 이후에 자산 가치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것 또한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도 있다. 파이어족과 욜로족의 교집합이 가능한 것이다.



자아실현의 허상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회사에서 써먹으며 기업과 나의 성장 기회로 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1억 원이 넘는 연봉은 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첫 직장은 백색가전 1위의 전자회사였던 데다가, 대학원 출신임에도 내가 목표한 연봉의 1/3이 되지 않았고 기업문화 또한 만족스럽지 않았다.


몇 달 후에 더 많은 급여를 주고 업무강도가 '낮은' 현재의 기업으로 옮겼지만 여러 측면에서의 업무 만족도는 여전히 높지 않은 상태에 머물렀다. 더 '좋은' 기업으로 이직을 해도 만족도가 크게 올라가지 않는 현상은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만족스럽지 못한 근무 여건에서 자아실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개인이 얼마나 될까?



돈 때문에 다닌다


그렇다. 현실적으로 보면 직장은 돈을 벌어서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곳이지 자아실현의 장소는 아니다. 진정 자아실현을 하고자 한다면 창업이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한 조직의 CEO라면 직원보다는 더 자유롭고 좀 더 자아실현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정신건강을 위해서 적당히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긴 하다. '회사는 어느 정도의 자아실현도 하는 공간'이며 '동료들은 모두가 훌륭한 인격자들이다', '저 까칠한 사람은 표현을 거칠게 해서 그렇지 원래는 맘이 좋은 사람이다' 하는 식의 합리화가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마음 편하게 지내기 위해서 자신을 속이는 것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직장에 다닐 때의 리스크


우리는 월급의 대가로 일을 한다. 일을 하면서 받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이로 인해서 암, 고혈압, 우울증 등 육체적, 정신적 질병과 노화 등의 건강 악화를 겪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건강에 대한 리스크는 증가하고 이는 극복하기 쉽지 않다.


주식을 매도해야 할 상황에 대한 판단이 제 때에 이뤄지지 않는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늦어져서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훌륭한 매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투자금액이 커지면서 적시에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할 리스크가 증가하고 이것도 극복하기 어렵다.


내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서 사용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직장에서 일하면서 개인의 지식, 독창적인 아이디어 등 개인의 노력이 100% 평판이나 객관적인 업무성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대개는 열심히, 창의적으로 일하게 되면 인정은커녕 주변의 조직이나 사람과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현실이고 이것 또한 극복하기 어려운 리스크다.


직장 생활에 따른 리스크는 대체로 극복이 어려움 요소들이다.



조기은퇴에 따른 리스크


월급이라는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지기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뒤에서 보겠지만 이것은 3년 생활비를 확보함으로써 이 리스크는 극복이 가능하다.


장기적인 시장의 하락으로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 이는 시장의 주가 수준을 체크해서 현금비율 조절, 보유한 종목에 대한 갖가지 변수에 대한 확인을 통해 수익성이 악화되는지 등의 펀더멘털을 확인하고 주가 수준을 체크해서 고평가 되었을 경우에는 현금비율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 극복이 가능하다.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리스크가 있는데 외로움을 잘 안타는 성격이라면 괜찮다. 만약 혼자 지내기 쉽지 않은 성향이라면 커뮤니티를 활용하거나 투자클럽 활동 등을 통해서 극복 가능하다.




직장생활에 따른 리스크는 극복이 쉽지 않은 반면에, 은퇴에 따른 리스크는 극복이 가능하다. 만약에 경제적 여건이 받쳐 준다면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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