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후편) 업사이클링의 찐 매력

나머지 세 가지

전편에서 말한 세 가지 매력에 이어서

 4. 고유한 디자인 DNA를 가진

 시리즈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귀국 후, 사이클링 작품 활동의 불시를 다시 붙여준 소중한 작품이 있다.

 낫또를 먹고 남은 사각형 용기를 모아서 만든 '낫또 태양광 조명'이 그 주인공으로, 만든 후 침대 옆에 두고 잠드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배달 음식에 함께 달려온 원형의 일회용 국 용기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곧바로 국용기로 또 조명 형태를 구상하고 만들기 시작했다.

 완성 후, 이전에 만들어둔 낫또 용기 태양광 조명 옆에 두니 마치 사이좋은 남녀 커플처럼 보여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나는 며칠 지나지 않아 용기의 높낮이를 조정해 가며 아들과 딸을 상징하는 조명을 만들었고 기념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첫 시리즈 작품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쯤 되면 그날 일회용 국 용기가 눈에 들어온 건 필연이었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고유한 디자인 DNA를 가지는 작품은 통상 일회성을 전제로 제작하는 작품이나 제품과 달리 시리즈화를 통해 그 특징과 매력을 유지, 계승해 나갈 수 있다.

작품명 : 태양광 조명 가족(좌측부터 아빠, 누나, 동생, 엄마), 2021

 5.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커스터마이즈를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월 E'를 닮은 블루투스 스피커 월 E 사운드는 변신네모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그니쳐 모델이다. 이러한 인기에는 귀여운 청소로봇을 닮은 외형이 한몫을 했다고 생각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업그레이드되는 기능과 형태에 매료된 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월 E 사운드는 온오프 버튼이 일체화된 저가형 사운드 모듈을 탑재한 초호기를 시작으로 고가형 블루투스 사운드 모듈을 탑재시킨 1호기에 이어 추가로 LED램프 전원 스위치를 탑재하여 편의성을 높인 2호기, 그리고 웃는 모습이 귀여운 스마일 월이로 업그레이드되었으며, 최근에는 블루투스 스피커에 익숙하지 않으신 아버지의 요청으로 월 E 라디오 버전을 만들어 공개했다.

 또한, 2022년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이소에서 2천 원짜리 루돌프 안경을 사서 월 E를 로돌프 버전으로 커스터마이즈하고 이를 기념엽서로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어냈다.

루돌프 월E 연하장, 2022

 이처럼 업사이클링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의 손으로 만들었기에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하다.

 6.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끝으로 앞서 말한 매력들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디자인 철학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나가며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받는 브랜드로 발전시킬 수 있다.

 현실감이 좀 아니 많이 떨어지는 예일수 있으나,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발매했을 당시의 기본 디자인과 철학을 계승하면서 성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여 수많은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처럼 말이다.

 애플과 비교할바는 아니지만, 업사이클링 메이커로서 나만의 개성과 디자인 철학을 담은 예술작품 활동을 바탕으로 '변신네모(상표출원)'란 이름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브랜드를 즐겁게 가꾸어가고 있다.

 이상은 내가 그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물론 나와 다른 방식으로 업사이클링을 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발견한 또 다른 매력 포인트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사람 한 사람 만나 즐겁게 담소 나누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나는 이런 다양한 매력과 즐거움을
오랫동안 추억하고 공유하고자
쓸모를 잃거나 오래된 골동품을 모아
작품으로 탄생시킬 때마다
변신 스토리, 재료, 순서 및 방법 등을
기록하여
나만의 업사이클링 레시피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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