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호랭이 Oct 11. 2024

달님. 제 소원은요

아이의 말을 수집하고 기록합니다

지난 추석에 있었던 일.


추석날 밤 아이 손을 잡고 달맞이를 나섰다.

까만 밤하늘에 둥글고 노오란 달이 보였다.

"봄아 우리 달보고 소원 빌까?

보름달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데."

"소원이 뭔데요?"

"음... 간절하게 정말 정말 바라는 일을 달님에게 들어달라고 비는 거야. 눈을 꼭 감고 봄이가 바라는 걸 달님에게 마음속으로 말해봐."


아이는 뭔가 생각이 난 듯 씩 웃어 보이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소원을 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봄아, 무슨 소원 빌었는지 물어봐도 돼?"

"네. 별이 된 왕할머니가 다시 우리 곁에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빌었어요."


아이의 속 깊은 말에 코끝이 시큰해진다.

아이가 말하는 왕할머니는

내가 몹시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할머니, 언젠가 아이에게 엄마 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어.라고 한말이 마음에 남았나 보다.

할머니가 그리운 엄마를 위해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준 나의 천사


"고마워 봄아, 봄이도 왕할머니 보고 싶어?"

"네! 많이 많이요. 달님이 우리 소원을 듣고

꼭 이루어주면 좋겠어요."

"엄마는 봄이가 멋진 장난감 생기게 해달라고

빌 줄 알았는데 마음이 너무 이쁘다.

고마워 우리 아들"


그러자 대수롭지 않다는듯 무심하게

"장난감은 산타할아버지한테 부탁하면 되니까요!"


울렸다 웃겼다. 고맙다 나의 천사

더 늦기 전에 기록하는 소중한 너의 말




"할매, 거기는 어때요?

할배도 만나고, 친구들도 많이 만났어요?
우리 봄이 정말 이쁘게 많이 컸지요?

우린 잘 지내고 있어요. 많이 보고 싶어요."


작가의 이전글 이런 나도 나. 저런 나도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