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대학가고 나면 알게될 지어다 엄마의 치부
아이에 대한 '기대'와 '내려 놓음' 사이에서 정신적으로 고달파하던 어제...
마치 세상을 다 씹어먹을 것처럼 아이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엄마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써의
성장을 위해 자기계발에 당장 돌입할것처럼 글을 휘갈겨 썼던게 불과 하루 전인데...
오늘은 반성하기 위해서 브런치를 켰다...
야채를 먹지 않는 아이 핑계로 밑반찬이 별로 없는 우리집의 아침 반찬은 치킨너겟에 김.. 간단한 아침을 주고 여전히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핑계로 아이를 보내고 필라테스 수업도 취소하고 침대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몸을 편히 쉬게 해야 회복을 할 수 있다는 합리화로 한동안 끊었던 유튜브에 들어가 아주 잠깐만 볼 요량으로 스크롤을 넘긴다. 아이에게는 30분 내외, 한 두 시간 내외로 시간 제한을 두지만 나는 누구의 제한도 받을 필요 없다. 적은 역시나 내부에 있다....
그나마 핑계라면 넥플릭스로 보면 한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최소 1시간은 걸리지만 유튜브 짤로 보면 15분 내외이니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한 편을 다 보게 되는 셈이니 시간절약인 셈 아닌가? 하는 생각도 진심으로 든다. 근데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거다. 그러다 보면 snl짤도 보게 되고 그러다가 외화 영화 소개하는 것도 보다가 자기계발 김미경쌤에서 송영길님의 사회분석 인터뷰 영상까지 보게 된다. 그러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서 점심 시간도 잊은 채 영상에 몰두하고 있는 퀭해진 좀비가 생성된다. 노안이 슬슬 시작되는 나이라 눈도 껌뻑여 보고 기어코 영상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누군가가 오버랩된다. 내 아들은 내가 낳은게 맞았어..아들이 이러고 쳐있었으면 개욕먹었겠지만(죄송... 이건 욕을 먹어야 할 상황..)
스스로를 자책하기는 하지만 나만 아는 사실이기에 너희가 밖에서 학교 생활을 하고 회사 생활을 하는 것처럼 나도 가정생활을 잘 하고 있었다는 듯, 그들이 집에 돌아오면 맞는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그치 아무일은 없었지... 그냥 나는 시간을 그렇게 낭비한 것 뿐이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영향력이 없는 사람...
현재의 나는, 내가 일을 하든 하지 않는 세상에 영향을 끼칠지 못하는 무명인이네... 아이는 학교 생활이나 성적에 따라 칭찬이나 훈계를 받는다. 남편은 경력을 쌓고 인맥을 유지하며 사회 생활을 한다.
하지만 나는 집에는 있지만 집안일에 진심이지 않으며 교육 정보를 얻으려고 동네 아줌마들과 어울리는 것도 없다. 대신 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관련 교육을 이수하거나 세미나는 참석하지만 그것도 어떻게 보면 학생으로써만 참가하는 수준이지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6월경 중국 cs 관련 일을 그만 두고 그 동안 관심있었던 이커머스, 맞춤형 화장품, 스타트업 관련 수업 등을 여럿 이수했지만 아직 첫 발을 못 떼고 사전 조사면 디립따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교양있어 보이고 생각이 꽉 찬 사람같지만 요즘 나에게 책이란 뭔가 현실 도피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그런 도구로 전락한 듯 다다. 뭐가 겁이 나는지 이렇게 귀한 시간을 계속 흘려 보내고만 있다.
자식의 성장을 바라고 발전을 바라며 그렇게 몰아붙이는 엄마가 혼자만의 자유 시간을 이렇게 한심하게 보내는 걸 알면 아이는 나를 뭐라 생각할까... 이런 감정이 들었을 때 나의 느낌을 기억하고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아 글로 쓴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글이지만 내일의 더 나은 나를 만드는데 타인의 따가운 시간이 필요하다면 감수하리라. 어제 쓴 글의 조회수를 보니 21분이 봐 주셨고 13명이 좋아요를 눌러 주셨다. 글에 대한 50%의 반응이면 꽤 성공한 편 아닌가? 집에서 혼자 뒹그르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이렇게 글을 쓰면 공감이라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나면 뭔가 모를 뿌듯함에 계획했던 다른 일로의 전환이 빠르다.
나 자신을 가치 없게 만드는 것, 내 일을 가치 없게 만드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는 중. 내 스스로가 떳떳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나의 계획을 행동하고 격려하자. 지금은 비록 침대에 움츠려 밍기적이지만 몸을 세워 발걸음을 떼며 어기적으로 그런 다음에는 찐기적을 만들어 보자구!!
아무래도 온라인에 올리는 글이니 조금의 이미지 덧칠을 해 보자면 ㅋㅋ 그래도 어제는 조장을 맡게 된 영어 스터디 zoom 미팅을 잘 이끌었고 아마추어(?) 티 나지 않게 몇 시간 동안 예상 답변을 정리해 발표해서 스스로 참 뿌듯했다. 근데 하루 지나서 이렇게 또 엉망징창인 생활을 하니 속이 상하다. 작심삼일도 못 가냐고ㅜㅜ
한다고 해도 하루에 유튜브 1시간 이내로만 하자... 아들한테는 주말에만 태블릿 보게 하면서 스스로에게만 관대한거 아니냐. 진짜 계속 이런 식으로 살꺼면 니 미래 10년후도 이렇게 살게 된다고!!! (아고 무서워라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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