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처음이라
40대까지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거나 역사책을 읽을 때 철저히 주인공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면, 50대가 되면서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나니 이젠 조연의 눈으로 작품과 세상을 보게 되었다.
“내 삶에서 주인공 자리는 돈에게 내주고 나는 돈을 보조하는 조연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하루오 님의 브런치)
나의 리즈 시절이 언제였지? 나에게 전성기가 있었던가?
『일타스캔들』과 《길복순》의 전도연을 보며 《하녀》와 《해피엔드》가 그녀의 전성기라고 믿었으나 그 믿음은 순식간에 와장창 깨지면서 50대에도 로코를 찍으며 우리를 설레게 만들고, 거친 남자들의 킬러 세계에서 깔끔한 액션으로 여전사(? 킬러)로 거듭나다니 오히려 지금이 그녀의 전성기인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또 어떻고!
『가십걸』에서 10대 여고생이 리즈 시절인 줄 알았더니, 《아델라인:멈춰진 시간》에서 100년째 29살로 살면서 시간을 넘나들며 레트로 감성의 원피스와 모던한 재킷까지 어찌 그리 찰떡처럼 소화해 내는지!
얼마 전 메트갈라에서 턱시도를 입은 남편 라이언 레이놀즈가 드레스를 입은 블레이크의 허리에 한 손을 갖다 댄 채로 찍은 사진을 보니 그녀의 리즈 시절은 지금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이번 생이 끝나기 전에 나도 내 인생극장에서 조연 말고 주연 한번 찍고 싶은데, 가능할까? 이번 생은 나도 처음이라 이러다 조연도 아닌 행인 1, 행인 2 하다가 끝나는 거 아니야? 안돼!! 아직 인생 2막 시작도 못 해봤다고!!!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조지 버나드 쇼(영국 극작가)의 묘비 명
근데 모두가 주연이면 조연은 누가 하지? (소는 누가 키워?)
또 오지랖에 설레발친다. 쫌!!
커버 이미지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