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친구들이 하나, 둘 군대를 가기 시작했다. 아들의 고등학교 1학년학부모 총회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소중한 인연으로 지내는 언니의 아들이 며칠 전 공군에 입대했다. 아들을 훈련소에 보내고 마음이 헛헛하다는 문자에 얼굴도 볼 겸 집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카페는 소노캄 호텔 내에 위치한 스타벅스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 아니 행운이라고 국가대표팀이 훈련을 위해 묵고 있다고했다. 상암운동장에서 태국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고양종합운동장에 훈련을 하러 온 것이다.
로비에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꺅" 함성소리가 들렸다. 순식간에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로비로 쓸려 나갔다. 우리도 썰물 행렬에 동참해 로비 앞에 서서 핸드폰 카메라를 켰다
잠시 후 손흥민 선수가 로비로 걸어 나왔다.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두 말하면 입 아픈 실력에 훈훈한 인성까지 겸비한 손흥민 선수는 매너를 온몸에 장착하고 부드러운미소를 지었다.
손흥민 선수의경기와 평소 행동을보면 재미와 감동과 교훈을 모두 갖춘명작을 읽는 기분이다. 오늘의 그를 만든 일등공신 손웅정 씨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말도 참 좋아한다. 무슨일이든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면 흔들림이 없다.
글쓰기도 욕심내지 않고 기본부터 시작하면좋은 글이 나올 확률이 높다.아직 글쓰기 걸음마 단계인 나의 기본기를 위해 매일 시를 필사하고 있다.
언니들과 헤어지고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는데 훈련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오는 손흥민 선수와 다시 마주쳤다. 하루에 두 번이나 손흥민 선수를 보다니 로또라도 사야 하는 건가.지금도 혼자서 매일 기본기 훈련을 한다는 손흥민 선수! 그 성실함과 꾸준함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손흥민을우뚝 서게 했다.
손흥민 선수는 경기 전 항상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하지만 경기 결과나 경기력에 대해서는 기도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그라운드에 서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축구를 통한 행복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다치지 않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