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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나들이 May 17. 2024

이해와 사랑의 탯줄로 연결된 사이

⭕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 공부] 2024.05.17.

[오늘의 문장]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게다가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부리는 걸 그만두지 않으면 영혼의 마음으로 가는 문은 절대 열리지 않는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영혼의 마음도 더 커진다. 할머니는 이해와 사랑은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포레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나의 문장]


이해와 사랑의 탯줄로 연결된 사이


언젠가부터 아이들과의 대화에 목소리만 있었다. 내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러니 그들의 표정에서 마음을 읽을 수밖에. 표정에서 마음을 읽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 것인지 깨닫고 나서야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의 말이 그들의 영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했다. 나의 목소리가 그저 잔소리가 되지 않도록, 나의 무심한 한마디가 그들의 잔잔한 영혼을 흔드는 파문이 되지 않게 배려를 담으려고 애썼다. 그러려면 그들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들의 처지와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자 잔소리가 되려던 말이 잦아들었다.


그런데 말이야, 잘 몰라서 물어보는 건데, 혹시나 해서 그러는 건데.....

잔소리로 변하려는 마음을 가다듬기 위한 말을 먼저 건넸다.

나의 욕심이 이해의 마음을 덮어버리지 않게 그들의 작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들은 그들의 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고 나누는 이야기가 쌓일수록 이해는 깊어졌다. 둘만사랑도 만질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느껴졌다.


욕심과 사랑은 한 끗 차이라서 헷갈리기 쉽다. 사랑하기 때문에 욕심을 내는 거라며 합리화해 버리면 이해가 자리 잡을 공간은 사라진다. 사랑하는 이에게 욕심을 내면 그들의 마음을 잃기 쉽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게 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기 때문에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선순환을 모른 체 살아간다. 이해와 사랑은 상대와 나를 편안하게 이어 줄 수 있는 끈이다. 그것은 탯줄과 같아서 한 번 연결되면 쉽사리 끊어지지 않는다. 뱃속에서 탯줄로 연결되어 있던 어미와 자식은 탯줄이 잘리고 밖에서 만난 이후로는 이해와 사랑이라는 탯줄로 연결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디서든 연결되어 있는 탯줄로 그들의 등을 어루만져준다.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여준다.

"괜찮아. 할 수 있어. 너를 믿어."

그 힘으로 꿈이 지칠 때도 기꺼이 버틴다. 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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