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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밝힐 빛, 나를 세울 힘

프롤로그

by 리인

만나는 사람과 연락하는 사람이 많았던 시절,

나를 환대하는 세계로 가는 티켓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들뜨곤 했다.


같은 처치, 비슷한 취미로 알게 된 인연은

같은 기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한다는 이유로

쉽게 가까워졌지만,

관계의 틈에는

소속감 속의 소외감,

공감 속의 숨은 반감,

북적임 속의 외로움,

진심 속의 위선,

축하 속의 부러움이 공존했다.


감정의 빛과 그림자처럼.

이성의 작동과 오작동처럼.


주변에 마음 나눌 친구 몇 명쯤은 있어야 하고,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 몇 개는 있어야

삶에 생기가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사소한 고난과 역경에도

컵에 든 물을 들고뛰는 사람처럼 정신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알게 되었다.

정신의 갈피를 잡아 줄 수 있는 건

친구 몇 명, 모임 몇 개가 아니라

고난을 해석하는 힘이라는 걸.


새벽독서와 함께 정립한

삶의 해석은

역경과 관계의 오류 앞에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잊고

모든 일은 마땅히 가야 할 곳으로 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했다.


이 과정은

의식을 깨우고

영혼의 밥을 먹여

어둠에 빛을 만들었다.


인식이 '감정적인 언어'로 전하는 순간은

'판단과 평가'로 검게 얼룩진 옷감이었지만,

의식이 '해석하는 언어'로 전하는 순간

'이치'라는 태양빛에 소독된 옷감이었다.


어떤 정신의 옷감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느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평가의 얼룩을 지우고

판단의 거품을 걷어내고

사건의 이면을 해석하여

통찰을 찾아내려 했다.


내가 겪은 일을

다르고 바르게 해석해 주는,

나를 위한

별빛 같은 존재가 되어주려 했다.


나를 밝힐 빛과

나를 세울 힘을 가진 영혼으로

세상 속에 당당하게 직립하게 했다.


나를 환대하는 세계의 티켓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나에게 주는 것이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별이다.

정직하고 완전한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영혼은

모든 빛과 힘과 모든 운명을 지배한다.*

*자기 신뢰 철학, 랄프 왈도 에머슨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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