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합창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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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보면 사람을 안다

사람의 인상

by Paul Feb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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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의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하듯 사람의 얼굴은 심리 상태뿐 아니라 지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기 마련이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은 세파의 고된 흔적이 얼굴에 새겨지고 큰 고생 없이 비교적 윤택한 생활을 영위한 사람의 얼굴은 편안한 인상을 주는 게 보편적이며 대인 관계에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을 해도 좀처럼 감추기 힘든 것이 사람의 표정이다.

감정은 인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표정관리란 자신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고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듯이 언제나 표정이 밝고 인상이 온화한 사람에게는 호감이 가지만 이유 없이 항상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이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라 해도 신입사원 면접에서 외모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은 사실이고 서비스 업계에서 인상이 험악한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는 없다.

사람의 인상은 일반적으로 좋은 인상과 나쁜 인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고 밝은 이미지를 주는 인상을 좋은 인상이라 말하는 반면 나쁜 인상이란 짜증 난 얼굴이나 누가 봐도 어두운 표정이 항상 나타나는 얼굴을 말할 수 있으며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는 험악한 인상을 주는 사람은 이미지만으로 기피 대상이 된다.

그것은 잘생기고 못생긴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의미이며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이미지는 아무리 바꾸려 노력해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현상은 자연의 섭리로 구성되듯 사람의 인상도 DNA 뿐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한 환경, 가치관에 따른 생활방식과 심리 상태로 표현되는 감정이 사람의 인상을 만드는 것으로 마음이 편하면 표정이 밝아지고 근심, 걱정이 많으면 표정이 굳어지는 것은 긍정과 부정의 영향이 노출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며 오감에 의해 조정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억지로 바꾸기 힘든 게 사람의 인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표정관리는 무척이나 중요하고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기초가 된다.

흔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는 도박을 할 때 자신의 카드를 감추기 위해 미세한 반응조차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으로 시작된 말이지만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보이지 않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이미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해서 바뀌지는 않는다.

국민 엄마라 불리는 배우가 있고 회장 전문 배우가 있는 반면 평생을 악역만 하는 악역 전문 배우가 있듯이 사람마다 다른 독특한 인상은 그 사람의 타고난 생김새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배우라는 특성상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혼신을 다하는 명배우의 연기는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낸 이미지로 일반인과 다른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에이브라함 링컨이 말한 '사람은 40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Over 40 years old, you should take responsibility for your face.)라는 명언은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다는 흔적은 나이가 들면 얼굴에 나타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고 대다수의 긍정의 힘이 세계를 움직이는 것이 순리라 해도 나쁜 사람도 넘쳐나는 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며 좋은 인격으로 평가받던 사람도 탐욕에 빠지게 되면 마음이 변하고 자연히 인상도 달라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당연한 변화이다.

선천적으로 못된 인간도 존재하고 유전자의 분석으로 생래적 범죄인도 구별하는 시대이지만 사람의 얼굴에는 타고난 모습에 그 사람의 인생과 행적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인간의 눈빛에 살기가 드러나는 것은 가끔 뉴스를 통해 볼 수 있고 몇 십년 동안 아무도 모르게 선행을 베푼 숨은 봉사자의  선량한 얼굴에서 천사의 미소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사람의 얼굴에는 지나온 삶의 자취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선량한 인상을 주는 사람이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빤뻔한 얼굴로 뉴스에 나오는 경우를 보면 생김새만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특히 사회 지도층 유명인사의 경우 솔직히 못생긴 사람도 있는데 정치인인 경우 보는 관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상은 다르게 평가되기도 한다.

지지층의 입장에서 잘생기고 반듯하다는 칭찬이 있는 반면 반대편 입장에서는 기생오라비 같고 웃는 모습이 배신할 타입의 간사한 얼굴이라 평가하기도 하며 충직하고 믿음직하게 생겼다는 평가가 있지만 우직하고 미련해 보인다는 표현은 같은 사람도 정치색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쪽 표현도 맞고 저쪽 표현도 맞는 것 같은 이유는 사람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인이 외모로만 평가되는 것은 아니므로 사람의 행적이나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성격이 파악이 되면 사람의 인상은 외견상 특징과 그 사람의 성향이 함께 각인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외국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백인이든 흑인이든 오랫동안 가까운 사이로 지내다 보면 그 사람의 피부색은 잊히고 그 사람의 성향만 기억에 남을 뿐 백인 친구, 흑인 친구라는 구별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사람의 인상은 시각적 개념으로만 평가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송나라 때 마의도사가 저술한 '마의 상법'은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오래되고 방대한 관상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관상학의 교본이며 그 역사는 2,000년이 넘는다.

관상학에서 사람의 얼굴을 이마를 중심으로 상정(上停), 눈썹부터 코와 광대뼈 부위를 중정(中停), 그리고 인중부터 턱까지 하정(下停)이라 하여 세 부분으로 나누어 관상을 본다고 하는데 이마가 좋으면 관록운이 있어 관료로 출세한다고 하고 유명 정치인의 경우 이마가 좋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사람의 얼굴이 1,000냥이면 눈은 900냥이란 말이 있듯 관상학에서는 눈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대성할 수 있는 용눈이 있으며 재물과 부귀영화가 저절로 굴러들어 온다는 '봉황'이 있는가 하면 사악한 눈인 '사백안'은 사기와 폭력을 일삼고 부모에게 악행만 저지르는 눈이며 말년에 자식과 남편 또는 아내를 잃는다는 '말눈'도 있다.

흔히 어르신들이 많이 말씀하는 서방 잡아먹는 관상인 도화안은 눈이 촉촉하게 젖어있고 눈웃음을 치고 곁눈으로 사람을 보는 눈을 말하며 과거 사주에 도화살이 있는 여자와는 결혼을 금지했다는 설도 있는데 관상으로 말하는 도화눈은 요즘 시대의 섹시하고 매력적인 미녀의 눈에 많다고 한다.

코는 재물운을 나타내며 코가 잘생긴 부자가 많다는 얘기는 상식처럼 알려진 말이다.

그리고 입은 처지지 않은 입꼬리가 올라간 입이 관상으로는 좋은 입이라 하는데 큰 입은 결단력이 좋고 큰 일을 한다고 하며 작은 입은 예술적 감성과 현실적인 사람의 입이라 한다.

그러나 관상학이 아무리 오랜 역사를 통해 정립된 학문이라 해도 통계에 의한 점술학이므로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고 과거 민속신앙과 함께 주술적 기능과 접목되어 전래된 점의 일종이므로 맹신할 필요는 결코 없는 것이다.

마의 상법에서도 잘난 관상은 몸이 튼튼한 신상만 못하고 심상이 좋으면 관상이나 신상이 좋은 것보다 낫다.'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는 사실은 사람의 인상은 그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뜻으로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 구절로 이해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잘 산다는 의미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역경과 시련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며 좋은 날이 있으면 궂은날도 있기 마련이듯 하는 일이 힘들다고 언제나 인상을 쓰고 살 수는 없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근심, 걱정은 끊이지 않는 법이며 그의 성공이 탐욕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면 아무리 값비싼 기능성 화장품으로 떡칠을 하고 시술과 성형수술로 과학의 힘을 빌린다 해도 추악한 인상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세계 독재자들의 사진에서 섬뜩한 눈매와 살찐 얼굴에 깃든 탐욕스러운 인상을 볼 수 있지만 마더 테레사 수녀의 깊게 파인 주름진 얼굴에서 진정한 아름다운 미소를 발견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의 과거와 삶의 모습이 얼굴에 투영되는 것은 자연의 순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굴곡진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은 일만 겪고 살 수는 없는 게 우리네 이지만 미간을 찌푸리고 인상을 쓴다고 좋지 않은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없으며 힘겨운 일을 하더라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은 주위에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선천적으로 생긴 얼굴을 바꿀수 없다 하지만 사람의 인상은 심리적 상태가 좌우하는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나 자신의 이미지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긍정의 마음이  미소를 만드는 것이며 미소는 긍정의 기운을 배양하는 기초가 되고 긍정의 기운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긍정의 힘을 생산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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