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합창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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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지 못한 사람

Manner makes man

by Paul Apr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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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게 되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다변화된 사회에서는 시대에 맞게 자신도 변화하지 않는다면 험한 세상을 살기 힘든 것은 사실이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도 변하는 것은 인지상정인지 모른다.

그러나 한결같지 못한 사람은 어느 곳에서나 기피의 대상이 되고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신의란 변하지 않는 믿음과 의리를 뜻하는 것으로 인생을 살면서 신의를 지킨다는 것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은 없고 우리가 속한 사회는 믿음이 없다면 지탱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믿음이란 모든 관계의 기본이 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으며 사소한 만남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게 믿음이지만 사회에서 필연적인 신용과 직결되는 의미가 믿음이므로 현대 사회에서의 신용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나라도 가장 중요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틀이 된다.

흔히 주의에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신용이 없다고 하며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은 어느 사회에서나 외면당하기 마련이고 작은 약속도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다.

생활하다 보면 변덕이 많은 사람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을 상대하게 되면 예상 못한 반응 때문에 당황하기도 하며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이외로 많다.

평소에 친절하고 다정하던 사람이 갑자기 냉랭한 반응을 보이면 처음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어 기분이 상하기보다는 상대를 걱정하게 되는 것이 우선이지만 따지고 보면 자신의 기분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가벼운 예의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이다.

자주 보던 사람에게 미소 띤 인사는 못하더라도 가벼운 목례는 할 수 있고 평소에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라면 말을 할 기분이 아닌 경우 "지금 좀 바빠서~"라는 짧은 한마디로 자리를 피한다면 상대의 기분이 상하는 일은 없다.

살다 보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경우는 부지기수이고 기분이 언짢은 상황도 빈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의 기분이 좋지 못하다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불손해서는 안되며 특히 직장이나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는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다.

감정이란 표정으로 곧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분이 언짢은 경우에 인상이 변하게 되므로 얼굴이 경색된 사람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가족 외에는 없고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표정이 굳은 사람에게 안부를 묻지도 않는다.

그러나 인사를 건넨 상대를 그냥 무시하는 태도는 몰상식한 행동이며 단 몇 초의 자신의 반응 때문에 상대의 기분을 나쁘게 한다.

사람의 감정이 상하는 경우는 크고 대단하기보다는 사소한 문제가 확대되는 경우가 많고 작은 오해가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공동체로 이루어진 영역이며 그 안에 소속된 구성원으로 지켜야 할 예의와 규범이 있다.

언제나 사람과의 관계는 상대적이므로 오고 가는 감정 또한 기본적인 예의를 바탕으로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마찰이 없고 원만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옛부터 한국 사회는 전통과 예의를 중요시하는 반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게 미덕이고 헤픈 웃음은 점잖지 못한 태도로 여기던 관습이 있었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 사회에 맞는 매너는 자리를 잡기 마련이고 미소로 인사하는 습관은 어디서나 환영을 받고 서구 사회에서는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쳐도 미소로 가볍게 인사를 하는 문화는 정착이 되었다.

이렇듯 사소한 짧은 미소가 긍정의 시초가 되는 것은 사실이고 기분이 상한 상태라도 웃으며 상냥하게 응대하는 사람에서는 화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웃는 낯에 침을 뱉지 못한다는 말이 생긴지도 모른다.

현대에는 모든 일을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처리를 하고 직접 만나야 하는 중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업무는 인터넷으로 소통을 하며 해외 지사나 다른 나라 직원과의 화상 회의도 평범한 일상이 된지도 오래되었다.

문자와 메일은 오늘날 가장 유용한 소통의 창구가 되었고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말, 연시의 연하장도 문자로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메시지와 메일이 전화 통화를 대신하는 경우가 일반화되다 보니 편리함 만큼이나 메시지와 메일 때문에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기도 한다.

용무가 있는 경우 전화가 안되면 곧바로 문자를 보내는데 처음에는 답변이 없어도 바쁜 줄 알고 기다리지만 반나절이 가고 하루가 지나도 연락이 없다면 다시 문자를 보내게 된다.

그래도 연락이 없는 경우는 요즘 말로 문자를 씹는 것인데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사람이 문자를 씹는 경우에는 걱정보다 괘씸한 마음이 들고 기분이 상하게 된다.

요즘이야 워낙 바쁜 세상이라 며칠 연락이 없는 경우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기분이 상하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가 반복이 되면 "도대체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 거야?"하고 의구심을 품게 되기도 하지만 업무와 관련된 경우라면 진중하지 못한 사람으로 간주해 담당자를 바꿔 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문제는 메시지와 메일은 비대면이므로 보고 싶을 때 보면 된다는 사고가 대부분인 데서 오해가 시작된다는 것으로 문자를 보낸 사람을 가려 문자를 보고 답변을 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평상시 친분이 있는 사람의 메시지에 장기간 답변을 하지 않는 태도는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상대로 하여금 오해를 사게 되는 소지가 있는 행동이다.

물론 바쁘다 보면 좀 있다 하려고 생각했다가 잊어버릴 수 있고 저녁에 해야지 하다가 피곤해서 곯아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나중이라도 연락을 해야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는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업무와 관련된 메시지나 상사, 거래처의 메시지는 아무리 바빠도 신속한 답변을 하는 반면 가족이나 친구, 친지의 메시지는 뒤로 미뤘다가 잊어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다시 말하면 이익이 없는 연락은 안 해도 된다는 사고로 비약될 수 있는 것이 비대면 소통이며 현대 사회의 통신 수단이라 할 수 있다.

흔하게 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사례를 예로 들자면 영업 사원들이 상품을 팔 때는 고객에게 별의별 아첨을 떨며 애프터서비스를 책임지겠다고 장담을 하고 물건을 팔고 나면 며칠은 고객의 안부까지 묻는 친절을 보이다 문의할 일이 생겨 연락을 하면 전화를 받고 문자도 씹다가 회사로 전화를 해야 통화가 되는 경우는 누구나 경험해본 불쾌한 상황이다.

그리고 대형 쇼핑몰이 아닌 경우 물건을 자주 구매할 때 매장 직원과 친분이 쌓이면 그냥 전화로 물건을 주문하고 나중에 대금을 결재하는 일은 빈번한데 오랜 기간 이런 관계로 거래를 하다가 갑자기 담당 직원과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생겨 매장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그 직원이 그만두었다는 내용을 딴 사람을 통해 듣게 되면 무척이나 기분이 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사람을 믿고 장기간 거래를 했는데 인사 한마디 없이 그만뒀다면  괘씸하고 불쾌한 기분에 거래처 사장에게 화풀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이고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면 거래처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공과 사는 구분하는 세상이고 업무 때문에 만난 사람을 업무 이외에 만날 필요는 없다 해도 인사도 없이 사람, 사람과의 관계를 가지치기하듯 싹둑싹둑 잘라낸다는 것은 이익이 없으면 만날 가치가 없다는 전형적인 속물근성의 표본이며 자신의 사업체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신을 믿고 거래해준 고객에 대한 배신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업무 이외의 사적인 관계에서도 특별한 이유 없이 문자를 씹는 경우 또한 자기가 연락하고 싶으면 연락하고 연락하기 싫으면 안 한다는 생각을 상대에게 들게 만드는 것으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정상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가끔 선물을 택배로 보내면 선물을 받고도 감사 인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이외로 많다.

특히 어르신의 경우 며칠이 지나도 잘 받았다는 연락이 없으면 택배 배송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 먼저 전화를 해서 물건이 잘 도착했는지 물어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동이 아닐 수 없으며 누가 보더라도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그러나 주위에서 이런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되는 원인은 자기 자신이 우선이라는 이기주의적 사고가 고착되고 확대된 현상이며 비대면인 경우 예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그릇된 습관 때문이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사회의 구성원으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는 있는 법이며 남을 위한 배려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흥행작 영화에서 주연 배우가 "Manner makes man."이라고 말한 대사가 한동안 회자되었던 적이 있다.

말 그대로 예절이 사람을 만드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고 매너란 여자를 꼬실 때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남 보다 자신의 인격을 위해 갖춰야 하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숙된 자신의 인격이 타인을 배려하게 되는 소양이며 배려하는 습관이 확대되고 문화로 정착이 되면 우리네 사회는 더욱 더 밝아질 것이다.

자신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 금지옥엽 사랑으로 키워주신 부모님께 욕이 돌아가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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