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by 서퍼스타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이르게 시작된다는 장마. 게다가 시작부터 시원하게 때려붓는다는 경고가 가득 담긴 일기예보에 수시로 시간별 예상 강수량을 확인하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양팔을 벌리고 코를 벌름거리며 신체에 내장된 습도 측정기까지 가동했다.


원래 주말에 할 계획이었으나 미리 빨래를 돌리고, 한동안 방치한 제습기를 꺼내 먼지를 닦고,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마트와 온라인 몰을 이용해 일용할 식량을 사들였다. 저녁이 되고 밤이 깊어 감에 먹구름의 밀도는 점점 높아져 갔고, 왠지 모를 비장함마저 감돌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나는 왜 이리 비장한 것인가. 나는 왜 이리 겁을 내고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에 살면서 매해 겪어온 장마일 텐데. 왜 유독 이렇게 안절부절못하고 노심초사하는가. 마흔이라는 나이 때문일까? 마흔이라는 심리적 허들에 플라시보 효과가 더해져 실제보다 약해진 나의 신체는 하늘에서 내리꽂는 빗방울을 위협적인 폭격으로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예상보다 이른 장마에 지난 40년 동안 쌓아온 일 년 주기의 바이오리듬이 깨져,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 직감적으로 거부하는 것일까. 아니면 교육을 마치고 근무에 투입하는 날이 마침 장마와 겹쳐서일까.

잠들기 전 들이칠 비를 대비해 모든 창문을 닫고 침대에 누웠다. 그러자 점차 더위와 갑갑함이 차올랐다.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을 일으켜 선풍기를 켜고 종료 예약 시간을 얼마로 할지 한참 고민하다 그냥 연속으로 틀어놓고 잠에 든다.


나는 일주일 먼저 찾은 장마와 함께 첫 업무에 나설 것이다.


두근... 두근... 두근...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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