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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치 Mar 15. 2022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기 위한5가지 원칙

 연초에 사내 설문을 진행한 적이 있다. '2022년 올해 업무적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에 대한 자유로운 답변을 모아봤는데, (주관식이었음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주변을 신경쓰는 한국특유의 문화인가 싶기도 했지만 이를 목표로 삼고 개인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의 책 [규칙없음]을 읽으면서 정말 공감 갔던 내용은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는 문구인데 여기서 말하는 '최고'는 단순히 업무의 전문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업무 전문성'은 기본이고 어떤 특징이 있어야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될 수 있을까?



 나는 그 기준이 기본적으로는 '소통의 태도' 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의 5가지 원칙을 함께 살펴보자.



1.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 이건 정말 중요하다. 그 사람이 평상시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의 뇌구조를 보여준다. 같은 상황에서 각 사람들이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살펴보면 그 사람의 머리속이 보인다. 긍정적인 사람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는 반면, 부정적인 사람들은 평온한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가라 앉히는 '부정의 언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팀원들에게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고 생각해보자.



 부정적인 사람은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투덜거린다. 더 나아가 근본적인 자신의 상황을 비하하기도 한다. "에휴 반도체회사들만큼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열심히 해서 뭐하냐?" 이런 식의 대화가 반복되면 정말 힘이 빠진다. 이런식의 어법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고민해보자. 그럼 뇌구조가 부정적인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혹시 당신도?)



 그런데 긍정적인 사람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나 조직에 어떤 도움이 될지, 어떤 가치가 있을지 찾는다. 더 나아가 '어려운 점들이 있지만 이렇게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하기만 하면 내 이력에도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것 같아! 대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이 부분은 사전에 미리 준비해야겠어!" 이런 식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같이 일할 맛이 난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는 긍정적인 부분을 보며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런데 부정적인 사람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염세적인 말들을 늘어놓으며 열심히하는 사람을 부끄럽게 만든다. 문제는 이런 부정적인 마인드가 다른 사람들에게 더 쉽게 전파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뒷담화나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 조직에 몇몇 있으면 금방 조직의 사기가 떨어진다. 그러니 '부정의 언어'를 달고 다니는 사람과는 멀리하자.



2. 친절하게 거절할 줄 아는 사람

 - 사람들은 무언가를 요청했을 때 거절 받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이는 나와 업무를 동일하게 놓고 내 요청이 거절받는 것을 '나'를 거절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업무 요청을 했을 때 단칼에 'No'라고 말할 것 같은 사람과는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 말은 모든 요청을 들어주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요청한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뒤 답변을 주는 사람이 더 편하다는 의미이다.

 


 행정병 출신의 친구가 군대에서 간부들을 상대하면서 배운 가장 쓸모있는 일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법'이라고 한다. 거절에도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 방법을 간략히 소개한다.



 우선 내가 거절하는 게 아니며 현재 상황이 당신의 요청사항을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럼에도 상대방에게 중요한 요청이라 거듭 요청한다면, 다시 한 번 상황을 설명한 뒤 쉽지는 않겠지만 한 번 더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면 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외부적인 이유로 요청상황을 들어줄 수 없음을 설명한다. 그러면 적어도 내가 그 사람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전달되기 때문에 나중에 얼굴 붉힐 일은 없다.



 추가로, 요청에 대한 응답은 '개인적 관계'와 상관이 있다. 어려운 것을 누군가에게 부탁해야하는 상황에서, 상대방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라면 따로 연락해서 '어려운 건 알지만 한번만 검토해달라'는 식의 부탁이 가능할 것이다. 그럼 적어도 단칼에 '안 된다'라고 거절하지 않을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업무라면? 업무 관계자들과 미리 만나서 커피 마시며 안면을 터놓는 것이 정말 효과가 좋다.



3. 업무와 나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

 - 위에서 말한 내용과 이어지는 내용인데, 요청을 할 때 '업무와 나를 분리하지 못해' 업무적 거절을 본인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는 업무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업무가 1순위라 주변 사람들에게 무리한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과 일하면 피곤하다. 특히 업무를 하며 감정적인 대화를 나눠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최근에  부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분은 승진을 앞두고 본인의 업무에 굉장히 몰두해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본인의 제안이 상사에게 거절된 것을 참지 못하면서 흥분이 섞인 불만을 나에게 털어놓으셨다. 그리곤 '주말에 친구 모임에 가서  이야기를 하니 다들 상사 욕을 하더라'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주말에도 친구들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도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회사에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업무상의 이유로 거절했을 뿐인데 이후로 원수가 되는 경우도 있고,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의 부탁이라 소극적으로 대응한다. 심지어 사이가 좋지않은 부서나 사람끼리는 요청사항을 일부러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업무에 있어서 감정적으로 대하는 사람과는 같이 일하기 쉽지 않다.



 애덤 그랜트의 책 [싱크 어게인]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일을 본인과 동일 시 하는 사람은 업무 피드백을 본인의 피드백이라고 여겨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반면에 일을 본인과 분리해 생각하는 사람은 업무 피드백을 업무 개선에 활용해서 더 빠르게 성장한다고 한다.



 물론 완전히 칼같이 나와 업무를 분리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어느정도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업무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속으로 되뇌어 보자. '이건 내가 아니라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다' 라고.



4. 공감과 문제해결 고민을 함께 해주는 사람

 - 나에게 어떤 문제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털어놓을 동료가 있는가? 그렇다면 출발은 좋다. 회사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조직분위기가 좋으면 버틸 수 있다. 반대로 회사일이 아무리 쉽고 편안해도 조직분위기가 끔찍하다면 오래다니기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 사내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으면 좋지만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는 또 다르다. 혹시 주변에 공감과 고민을 함께해주는 동료가 있는가?


 

 보통 공감과 문제해결 고민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공감'만 해주는 사람과 한창 수다를 떨고나면 마음이 풀려서 다시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자리에 앉으면 여전히 머리가 복잡하다. 반대로 '문제 해결'만 하는 사람들은 공감하고 출발한 것이 아니라 자꾸 본인 기준으로 솔루션을 내 놓는다. 한창 대화를 하고 나면 마음에 드는 선택지가 없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보통 공감보다 업무 솔루션을 제시하는 게 더 편하다. 그러나 동료들이 커피 한 잔하며 이야기를 할 땐 꼭 문제의 답만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이 힘드니 위로해달라'라는 의미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뒤로는 최대한 '정말 힘들겠다'는 말을 하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 해결을 같이 고민한다. 그러다보니 가벼운 커피 담소 시간이 끝난 뒤에도 '도움이 됐다'는 갠톡을 종종 받는다.



 반대로 내 주위에 공감해주고 문제 해결을 위해 같이 고민해주는 동료가 있다면, 평상시 잘해야한다. 나는 그분들과 함께있으면 최대한 커피도 산다. 또 생일에 카카오톡 선물하기도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끊을 수 없는 고리가 형성되어 매년 서로 주고 받는다...)




5. 약속 시간에 대한 소통

 - 같이 일하기 가장 싫은 사람은 약속 시간을 어기는 사람이 아니다.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고 미리 알려주지 않는 사람이 최악이다.



 이건 능력을 떠나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 배려인데, 종종 미팅을 위해 회의실에 갔는데 바람맞거나, 중요한 자료 납기일에 담당자가 연락이 안된다거나하면 그 사람들은 내 마음 속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이건 사람을 싫어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 사람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이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요하다. 내 시간, 에너지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과 일을 해야한다면 끔찍하다.



 최근에 팀 내에서 특정 업체와 일한 동료들이 모두 칭찬 일색이었다. 이유가 뭔지 들어보니 메인 담당자가 시간 약속을 철저히 지킨다는 것이었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는 것이 단순히 약속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시간에 내가 요청한 것들이 모두 반영된 결과물을 가져온다는 의미였다. (납기만 맞추고 품질이 안나오면 결국 재작업을 위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꼴이다.)



 그래서 결국 해당 업체와 연간계약까지 하게 되었다. 다른 부분들은 타업체와 비슷하거나 나은점이 없었다. 다만, 정말 그 담당자 한 명이 일을 잘해서 해당 업체는 계약까지 할 수 있었다. 어쩌면 요즘 같은 시대에는 상대방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주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경쟁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5가지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사실 나도 저 5가지가 완성형인 사람은 아니다. 다만 일터에서 저 5가지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뿐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나랑 같이 일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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