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아이의 셀프 알레르기 대처법
네 살 미남이
하원 후 미남이 만나러 가는 길에 미리 봐두었던 오피스텔 리모델링 공사장에 들러 중장비차 구경을 마치고 근처 천변을 걷는 중이었다.
이른 아침 하얗게 들을 덮은 서리처럼 꽃가루가 흐르는 물 위를 파랗게 덮고 있었다.
바람 한 줄기 지나면 가랑비 내리듯 꽃가루가 사방으로 날렸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녀석이라
저녁만 되면 눈이 빨갛고 가려움증으로 고생 중이다.
봄이 지날동안만이라도 집안에서 놀아볼까 몇 번 미남이를 달래 봤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취급을 당하고 매일 놀이터로 공사장으로 끌려 다니는 중이다.
봄에는 꽃가루 공격
여름 가을철은 모기테러
겨울은 비염
피하고자 한다면 미남이는 사계절 내내 집안에서 놀아야 하는 아이가 된다.
그래서 정면돌파 중인데
그날은 걸으면서도 계속 눈을 비벼댔다.
오늘은 꽃가루가 너무 심하니 일찍 집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마스크 써서 괜찮아요"
"지금 가렵잖아 눈이 빨개졌어 미남아"
"괜찮아요 할머니? 이렇게 하면 돼죠오~~"
손으로 마스크를 잡더니 휙 끌어올려 눈을 가렸다.
봄이 짧아서 다행이라고 위안하다가
앗!!! 모기공격도 꽃가루 못지않게 두렵긴 마찬가지라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가불은 돈이나 하는 거다.
걱정을 미리 당기지 않기로 했다.
그날도 안미남군은 근처 가로등이 켜질 때까지 한참을 더 놀고 집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