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독서 시간 확보하기
1장에서는 군대에서의 독서 생활에 대해 중점적으로 얘기했다면, 2장에서는 방법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시작은 개인정비 시간을 최대로 활용한 독서에 대한 부분이다.
아침 식사 후 : 약 30분
점심 식사 후 : 약 30분
저녁 식사 후 : 약 2시간 30분
점호 전후로는 너무 바쁘기도 하고 책을 읽기가 쉽지 않아서, 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하여 여기서는 다루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해당 시간도 활용할 수 있으면 좋은 것은 맞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책을 읽기에는 넉넉한 시간이다. 우리 부대에는 아침 식사 후 일과 시작까지 30분 이상의 이상이 있었다. 따라서 일과를 시작할 준비만 빠르게 마친다면, 생활관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대부분 이 시간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일과가 시작하기 전에 지치면 안 되니까 휴식을 잘 취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컨디션이 괜찮다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나는 컨디션이 괜찮다면 아침 식사 후에 준비를 마치고 10분 정도 책을 읽었다. 그래서 매일 읽지는 못했고, 가끔 읽었다. 특히 야간 근무를 서는 다음 날 아침에는 항상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10분 읽을 거면 왜 읽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10분 자체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지만 시간이 누적되면 큰 영향이 있다. 다만, 우리가 직접적으로 체감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점심 식사를 한 뒤에 오후 일과를 시작하기 전까지 주어지는 개인정비 시간에도 책을 읽을 수 있다. 점심은 보통 든든하게 먹기 때문에 한창 식곤증이 몰려오는 시기라 책을 읽기가 쉽지 않다.
오전 일과가 고되고 힘들었다면 사실상 책을 읽는 것이 어렵다. 30분이면 오후 일과를 시작할 힘을 비축하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오전 일정이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은 날도 있을 텐데, 그럴 때는 점심 식사 후에 책을 읽기 좋다. 아침 식사 후와 마찬가지로 길어야 30분 정도의 시간이 있겠지만, 잠깐동안 책을 읽기는 충분한 시간이다.
저녁 식사가 끝나면 긴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빨래, 관물대 정리, 휴가 계획 세우기 등 같은 밀린 할 일을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그것을 모두 독서에만 쓸 수는 없다. 나도 먼저 꼭 해야 하는 일들을 하고 그다음에 남는 시간에 책을 읽었다.
너무 바쁘지 않다면 이 시간에 1시간 정도 독서를 할 수 있으면 좋다.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독서에 집중하기도 좋고, 메모를 하면서 생각에 잠기기도 충분하다.
난 여유가 있으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빌릴만한 책이 없는지 탐색하는 시간을 종종 가지고는 했다. 개인적으로는 읽는 시간보다 책을 읽을 기대감에 책을 고르는 시간이 더 재밌었다.
주말에는 식사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이 개인정비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독서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하루종일 책을 읽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목표다.
주말에도 이불 빨래나 면회, 외출, 외박 등 할 일을 비롯한 변수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바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반나절만이라도 책을 읽을 수 있으면 대단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평일에 고생했으니 주말에 푹 쉬고 싶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빈둥거리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나도 그런 마음이 들 때는 푹 쉬고, 심심해지면 책을 읽기도 했다. 억지로 책을 읽으면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꾸준한 독서를 위해 현실과 적절한 타협을 하며 노력할 필요는 있다. 나는 피곤해도 주말에는 하루에 3~4시간 정도 독서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3~4시간 독서를 해도 다른 모든 할 일을 하는데 지장이 없고, 오히려 시간이 남는다. 그렇게 남은 시간에는 수다를 떨거나 운동을 하기도 했다.
군 생활 속에 독서가 스며드는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습관이 정착되고 나면 이렇게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지만 나도 매일 모든 개인정비 시간마다 책을 읽었던 것은 아니다. 할 일을 모두 끝낸 뒤에 컨디션이 괜찮고 책을 읽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으면 읽었다.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는 이렇게 책을 읽을 시간이 있고, 이 시간들을 모두 활용하면 주어진 시간을 최대로 활용한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활용하느냐는 개인의 몫이다.
내가 소개한 시간들은 그래도 하루 중에 가장 책을 읽기 괜찮은 시간들이다. 시간이 많아야만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10분 이상의 시간만 있어도 책을 읽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독서하는 시간들이 짧다면 짧은 시간들이지만 군 생활동안 누적된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